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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 푸른 미래를 심다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06.12.0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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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호 덕
동국대 교수

동국대 산림자원학과 대학생 24명과 필자는 지난 11월 25일 북한 개성공단을 육로를 통해 방문하여 인근 야산에 은행나무를 심었다.

(사)민족화합운동연합 주최한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민간인 250여명이 직접 북한을 방문해 개성에 나무를 심는 행사로 진행되었다.

특히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동국대 산림자원학과에서는 나무와 숲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식목행사에 참여했다. 이번에 기증한 메타세콰이어나무 200그루는 개성공단 진입로에 가로수로 활용될 예정이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는 북한측의 요청에 따라 제공된 수종이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 양묘장에서 키운 1년생 어린나무로,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속성수이기 때문에 북한의 황폐지 복구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나무 중 하나이다.

동국대는 동북아지역의 사막화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황사·사막화방지연구소’를 발족하여 정부와 합동으로 북한, 중국, 몽골 등의 동북아지역 국가와 협력하여 조림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특히 연구소에서는 지난 5년간 중국 내몽고자치구의 사막지역에 연구 대상지를 조성하여 물이 부족한 건조지역에서 잘 자라는 포플러 나무를 개발하여 사막을 녹화시키는데 활용해 나가고 있다.

지난 3년 동안의 생장량을 조사한 결과 12m에 다다를 정도로 초고속으로 생장하고 있어 사막녹화를 통한 생태계 복원 및 자원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나무는 이미 중국, 몽골 등의 국가에 보급돼 숲을 조성해나가고 있으며, 내년에도 북한에서 본 연구소에 60만그루의 물량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다.

북한은 80%가 산지로 구성되어 남한 보다 산림면적이 넓은 산림국가다.

하지만 지난 1980년대부터 식량과 에너지 부족으로 나무를 땔감으로 이용하고 산지에 다락밭을 일구어 옥수수 등의 농작물을 심어 산림의 황폐화가 극심한 상태에 놓여있다.

특히, 개성공단 일대는 구릉성 산지를 평지로 개간하여 공단으로 조성하였기 때문에 산에 나무 한그루 없는 상태이다.

나무를 심는 것은 지구를 살리는 것이고 우리의 희망을 심는 것이다. 올해 심어진 1년생 은행나무들은 수년뒤 혹은 수십년뒤 우리의 후손들이 맞이할 ‘통일한국’의 푸른 미래로 성장할 것이다.

북한의 황폐지를 복구하는 데는 많은 재원과 인력이 필요하다. 일단 나무를 심어 놓으면 생명체 스스로 자생력을 가지고 있어 몇 년 지나면 푸르름이 조성된다.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가 모여서 수풀을 이루듯이 처음 시작이 중요하다.

‘황사·사막화방지연구소’에서는 북한과 같이 산림이 황폐한 지역에서도 생육이 가능한 나무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 내년 중에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지역 여러 국가와 산림분야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금번 대학생이 참여한 북한 나무심기 행사를 기초로 남북간에 평화의 밑거름이 만들어지고 상호 왕래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불과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육로를 통하여 방문이 불가능 했지만 나무심기 운동을 통하여 상호 왕래의 터전이 마련되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불자들이 참여하여 북한에 나무 한그루 심기 운동을 펼쳐 통일의 숲을 조성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한에 심는 나무는 한반도의 사막화를 막는 사업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희망을 심는 불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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