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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독송 때마다 500원 모아요”

기자명 법보신문
  • 정진
  • 입력 2007.01.23 13:59
  • 댓글 0

약사사 금강경 일만독송회
이끄는 이 근 착 거사

<사진설명>이 거사는 『금강경』을 한 번 독송할 때마다 독송 결과를 표시하는 뿌듯함에 날이 갈수록 행복하다.

“지난해 12월 29일은 제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아주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10월부터 3개월 동안 준비했던 약사사 금강경 일만독송회의 입재식이 있었던 날이었기 때문이었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몇 명이나 올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약사사 대웅전 법당으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렇게 오후 7시 30분이 되자 어느새 29명이나 모였죠. 단 한 명이어도 좋으니 동참한다는 분이 있다면 열심히 해 보겠다 다짐했는데…. 그야말로 ‘부처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죠.”

지난해 12월 말 독송시작

서울 개화산 약사사 금강경 일만독송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근착〈61·향운〉 거사. 이 거사는 사실 지난해 7월부터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 약사사 신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마땅한 수행모임이 없어 신도들의 결집력이 점점 떨어지고 날로 발길도 드문드문해지는 까닭이었다. 약사사 거사회 창립 회장이기도 했던 그에게 이 고민은 절실한 문제였다. 또한 그 당시 개인적인 어려움도 이 모임을 만드는데 한몫했다.

“이금세인 경천고 선세죄업 즉위소멸 (以今世人 輕賤故 先世罪業 卽爲消滅). 『금강경』의 경문을 듣고 마음이 활짝 열리는 듯 했습니다. 금생에 사람들이 자신을 업신여기는 것으로 자신의 전생 죄업이 모두 소멸되고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는 금강경의 말씀은 제 인생관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습니다. 한동안 여러 사람으로부터 마음에 상처를 받았었는데 그 경구 한 마디는 부처님이 제 마음에 약을 발라주시는 듯했죠.”

그렇게 이 거사는 ‘신도들이 함께 신행할 수 있는, 신심을 돋울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하고 생각했다. “언젠가 동국대 법산 스님께서 이생에서 못하면 저승에서, 다음 생에서라도 십 만 독송하겠다는 원을 세우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래, 『금강경』을 한번 해보자’고 결론을 냈죠.” 이 거사는 용기를 내 사찰 게시판에 정진 계획을 붙이고 간절한 마음으로 모임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고민을 거듭했다.

이 거사의 고민고민 끝에 탄생한 약사사 금강경일만독송회. 회원들은 매주 금요일 저녁 하나가 되어 입을 모은다.

또 금강경 일만독송회 지도법사를 맡은 관우 스님은 매일 신도들을 위해 축원을 하고 매주 모임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회원들을 격려한다.

『금강경』을 독송하는 여러 모임이 있지만 약사사의 금강경일만독송회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회원들 개개인이 금강경을 한 번씩 독송할 때마다 500원씩을 모은다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과 사찰 불사에 보탬이 되자는 뜻으로 생각해낸 회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다.

“입재식 날 회원들이 함께 입을 맞춰 금강경을 한 번 독송한 시간이 무려 30분이나 걸렸어요. ‘입에 딱 붙는다’는 말이 있죠? 우선을 금강경을 입에 딱 붙게 하는 게 우리들의 목표입니다. 집에서 또는 점심식사 후 회사에서 독송하며 500원씩 적립하니 돈이 쌓이면 쌓일수록 마음 한편도 든든하고 뿌듯합니다. 한번 독송할 때마다 금강경 맨 뒷장에 표시하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적립금 이웃과 불사에 사용

금강경을 하루에 한번 독송하면 무려 30년이 걸리고 하루에 4번을 독송하면 7년이 걸린다. 약사사 금강경 일만독송회 회원들은 우선 1천독을 목표로 하루에 4번씩 독송해 오는 9월 5일 일천독 회향법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거사는 ”이 모임을 끝까지 이끌어나갈 힘이 제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회원들 모두 하나가 돼 원을 세운다면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회향 날은 저 뿐만 아니라 회원들 모두 입재식 날 보다 일 만 배 이상 기쁜 날이 되겠죠.”
 
안문옥 기자 moonok@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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