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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 문화법석 이어지는 ‘포교 백화점’

기자명 법보신문

① 부산 홍법사

2006년 놀토학교서 동심 3475명 체험
유리알 회계로 신뢰 높여…불자 자치
축원세대 3000가구…진성 불자 400명
어린이 영어 템플스테이…영어마을도

<사진설명>일년 내내 100개 문화법석이 이어지는 부산 홍법사는 포교 백화점이다. 사진 위부터 어린이 단기출가, 해외 입양아 템플스테이, 경내에 마련된 어린이 영어마을.

불교 수도 부산, 포교를 하기에는 더 없이 좋다고들 한다. 부산시민의 절반인 200만명이 불자라고 하니, 그리 쉽게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닐 듯하다. 그러나 부산 중심가에서 차로 40분 이상 달려야 하는 농촌 마을에 사찰이 위치해 있다면, 그것도 새로 산문을 연 신흥도량이라면 사정은 틀리다. 불자들의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도량의 사격을 갖추는 불사도 그렇거니와 사찰을 알리는 일 자체가 힘겨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부산 금정구 두구동 외진 곳에 있는 홍법사(주지 심산)는 개산 4년 만에 부산 제일의 포교 백화점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 30여년 이상 이어온 농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사찰 문화 프로그램 중 최고의 품질을 자랑할 만한 100여개 이상의 포교 문화 프로그램을 상설, 운영하고 있으니 포교 백화점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다.

개산 4년만에 포교제일 우뚝

축원 카드 3000세대, 초하루 법회 동참 진성 불자 400명, 매월 한 차례 개최하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문화체험, 부산광역시교육청이 선정한 놀토 인기프로그램 베스트 10에 8개 프로그램을 올린 숲속의 놀토학교, 불자들의 특기를 살린 32개 신행 소모임, 한나래문화재단의 문화강좌 등…, 창건주 하도명화 보살이 1만 5000평의 농장을 보시해 2003년 음력 9월 산문을 연 홍법사가 만 3년만에 일군 성과들이다. 그저 놀라울 뿐이다. ‘널리 법을 펼친다’는 사명(寺名)에 담긴 홍법(弘法)의 의미를 그대로 실천한 셈이다.

어느 사찰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사찰의 포교 역량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는 부지와 건물 등 외격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진성불자들이 수행하며 보살행을 실천하고 있는가이며, 지역 공동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이다. 그런 점에서 홍법사는 질 좋은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백화점을 빼닮았다. 2006년 한 해 동안 18회에 걸쳐 20개에 달하는 놀토 체험학습장을 개설해 3475여명의 어린이들이 놀다 갔고 매월 한 차례 여는 외국인 한국문화체험의 장에는 매회 평균 30여명 이상이 동참했다. 2006년 한 해 동안 자녀의 손을 잡고 놀토에 함께 동참한 학부모 수는 868명에 달한다.

교육청이 주목할 정도로 내용이 탄탄한 홍법사 ‘숲속의 놀토학교’의 인기 비결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도한다는 점과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자발적으로 배워야겠다’는 동기를 일게 해 공부를 놀이로 생각하게 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영어 연극을 비롯한 요리교실, 과학교실, 원예교실, 독서토론, 종이접기, 선무도, 천연염색교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어린 동심의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한다. 홍법사는 올해부터 어린이를 위한 영어템플스테이를 실시하고 어린이 템플스테이를 격주마다 정례화 한다. 재미를 유발시키는 영어 교육에 관한 실험은 이미 마쳤다. 지난해 10월 14일 사찰 내에 영어마을이라는 아이스크림 판매점을 열어 영어로 물건을 사고팔게 해 자연스레 영어를 배우게 하자,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의 호응이 컸던 것.

홍법사는 개산 초기만 하더라도 제대로 된 건물이 1동에 불과했으나 이제 12개동의 건물을 보유한 중량급 도량으로 성장했다. 사격도 그러하지만 포교 성장 수준은 빅뱅이라 할만하다. 불과 4년 만에 지리적 악조건도, 신흥도량이란 불리한 환경도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

홍법사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홍법사의 불자이기에 홍법사의 주인으로서 프로그램을 지도한다. 여기에 통도사 부산포교원 주지와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회 부회장, 해외 교류 등 10여년 이상 다양한 분야에서 포교에 관한 노하우를 축적해 온 심산 스님의 힘이 더해지면서 포교 역량은 배가가 되는 것이다. 20개 놀토 프로그램 중 외부 강사를 초빙하는 프로그램은 2개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불자 강사들이 진행하고 있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문화체험의 장 역시 외국어에 능통한 10여명의 청년 불자들로 구성된 국제부가 전담하고 있다.

올해부터 108순례 버스 운행

유리알 회계 역시 홍법사의 성공 이유 중 하나다. 한해 예산만도 6~7억원에 달하는 회계를 신도회에 공개해 온 홍법사는 올 중반기부터 월 지출 회계와 삼천불 모연 불사 모금액 관리를 신도회에 이임, 불자 자치 행정을 구현한다. 신도회가 회계를 운영하니 자연스레 주인 의식을 갖게 되고 신뢰도 역시 높아질 뿐만 아니라 심산 스님은 포교에만 전념할 수 있는 것이다. 심산 스님의 월 보시금(월급)은 120만원에 불과하다.

심산 스님과 신도회, 각 프로그램 지도자들의 의사 결정 구조가 간결하다는 점도 홍법사를 성공의 길로 이끄는 강점이다.  심산 스님이 불자들과의 마음을 연 대화를 좋아하다보니, 불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욕구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은 다시 양질의 프로그램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접근이 어려운 점은 25인승 버스와 봉고차를 수시로 운행해 극복했으며 올해부터 늘어나는 불자들을 위해 45인승 버스를 확충, 운행할 계획이다. 이 버스는 불자들의 홍법사 참배와 함께 매월 음력 10일 108 사찰 순례단의 성지순례를 위해 활용할 방침이다.

‘하심(下心)’. 때로는 친구로서, 때로는 교사이자 카운슬러로서, 도반으로서 사찰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을 낮추면서 다가서는 심산 스님과 스님에 대한 불자들의 믿음은 홍법사란 포교 공동체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든든한 버팀목임에 틀림없다.
부산=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처음 만난 불자, 특기 무언가 파악”

홍법사 주지 심 산 스님

“처음 만난 불자들과는 그 사람의 직업이나 특기를 주제로 대화를 나눕니다.”

부산 홍법사가 100여개 이상의 포교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은 각 분야의 전문가를 확보하기 있기 때문이다. 홍법사 심산 스님〈사진〉은 전문가를 확보하는 노하우를 묻자, “(빙그레 웃으며)주인 의식을 갖게 하려면 수행도 하면서 사찰에서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특기와 능력이 무엇인가를 파악해야 한다”고 답했다. 스님은 “통도사 부산포교원을 10년 동안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과 부산 불자들과의 신뢰가 가장 큰 자산”이라며 “일상적인 수행과 정진, 기도 이외에 홍법사의 제일 목표는 첫째도 포교요, 마지막도 포교”라며 포교의 절실함을 힘주어 말했다.

스님은 인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주지 스님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주지 스님을 따르는 불자들의 신뢰가 있다면 그 파괴력은 작은 불씨가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태산을 태우듯 커진다는 것이다. 1997년 5월부터 10년째 계속 개최해 온 외국인 한국문화체험이나 어린이 숲속의 놀토학교 등이 바로 인맥을 통해 홍보가 이루어지고 인맥을 통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심산 스님은 “어지간하면 절을 지키면서 법의를 수한 수행자로서 새벽기도와 아침 예불을 빠뜨리지 않는다”고 했다. 모든 수행자의 본분사겠지만 한번 약속을 어기면 불자와의 신뢰가 깨지기 때문이다.

남배현  기자


“고객 만족에 최선 다하는 도량”
우리 절은 - 양 재 생 신도회장

“100점을 주어도 좋을 듯합니다.”

올해로 개원 4년째를 맞이하는 부산 홍법사에 대한 지역 불자들의 평가는 어떨까. 이미 부산광역시교육청에서 지정한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놀토 프로그램 220여개 중 8개를 인기프로그램 베스트 10에 올려 역량을 검증받은 홍법사에 대해 홍법사 초대 신도회장으로 내정된 양재생(51·은산해운항공 대표이사, 사진) 거사는 존경과 만족감을 함께 표했다. 심산 스님을 중심으로 사부대중 모두가 친절한 도량, 대중과 함께 하는 도량, 지역 사회의 욕구를 풀어주는 도량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고객에 해당하는 불자 모두가 감동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10여년 이상 심산 스님을 지켜보았기에 이러한 평가는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 양 거사가 만족하는 이유로 제시한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인성교육 △주한 외국인들을 위한 문화 포교 △불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신행회 △친절한 심산 스님의 신행 상담과 변화를 위한 노력 △투명한 재정 운영 등이 평가를 미덥게 한다.

“고객이 찾지 않으면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심산 스님은 항상 불자들 앞에서 하심(下心)하고 사찰에 상주하면서 언제 찾아올지 모를 불자들을 기다립니다.”

14년째 국제운송업체를 운영하는 기업인이기에, 양 거사는 홍법사를 ‘고객(불자) 만족’에 최선을 다하는 문화도량이자, 전법도량이라고 소개했다.


1600평 대웅보전서 1천불자 정진
몽골 등 제3세계 진출 복지-포교

10년 후 청사진

수천 그루의 조경수와 생태 농장은 홍법사에서 어린이 불자들과 주민들을 위해 100여개 이상의 포교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이 사찰만의 장점이다. 그러나 현재 홍법사에는 가파르게 늘어나는 불자들을 수용할만한 대형 도량이 없다.

홍법사가 10년 후 꿈꾸는 청사진은 지상 4층에 연건평 1600여평(예정) 이상 규모의 매머드급 대웅보전 불사를 중심으로 그릴 수 있다. 대웅보전을 위해 3000불 모연 불사를 추진하고 있는 홍법사는 올해부터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바람직한 대웅보전의 모델에 관한 공청회를 실시한다. 이런 공청회를 통해 자연 난방과 통풍이 가능한, 다양한 기능을 갖춘 친환경 대웅보전을 건립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모연 불사에는 900여명이 동참했으며 모연 불사를 회향하면 50억원의 정재가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5년 내에 설계를 완성하고 대웅보전과 대강당, 전시실, 문화공간, 세미나실, 외국인을 위한 게스트하우스 등을 갖춘 대웅보전을 완공하면 초하루 법회에 적어도 1000여명 이상이 동참해 수행하는 정진도량으로서의 기능을 완벽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부터 부산의 각 구별로 구역법회를 결성해 나갈 계획인 홍법사는 10년 뒤엔 몽골을 비롯한 제3세계에서 복지와 포교 활동을 펼친다. 홍법사는 2003년 한국과 대만의 불교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대만 불광산사 부산협회를 설립한바 있다. 대웅보전 불사 동참 www.busanbuddhism.com, 051)508-0345

남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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