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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 고치는 것은 부처님 능멸하는 일

기자명 법보신문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사리에 계셨다.

그때 가란타 마을 출신 수제나는 가진 것이 많았지만 부처님께 출가하여 도를 닦았다. 그 무렵 흉년이 들어 걸식하기가 힘들었다.

수제나는 ‘지금 흉년이 들어 걸식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비구들과 함께 고향에 가서 걸식하면 우리들이 범행을 닦기 쉬울 것이다. 그러면 고향사람들도 복덕을 짓게 되리라.’하고, 비구들과 함께 가란타 마을로 갔다. 수제나의 어머니는 아들이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말을 듣고 맞이하러 가면서 말했다.

“이제 수행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좋겠다. 왜냐하면 너의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나는 혼자 있으니, 대대로 내려오는 가업이 몰락할까 두렵다.”

그러나 수제나는 “저는 세속의 옳지 못한 법을 익힐 수 없습니다. 저는 범행을 닦겠습니다.”고 했다.

수제나의 어머니는 거듭 말했지만 아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대답이었다. 어머니는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 며느리에게 말하였다.

“너는 처음 시집 올 때에 입었던 옷을 모두 입고 오너라.”

어머니는 며느리와 함께 아들에게 가서 말했다.

“그럼 자식이라도 하나 두어 대가 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일이야 어렵지 않습니다.”

그때는 부처님께서 계율을 제정하시기 전이므로 수제나는 부정한 행으로 생각지 않고, 곧 부인의 팔을 잡고 숲으로 갔다.

그때 숲 속에 살던 귀신이 목숨이 다했는데, 수제나 부인의 태속으로 들어 아홉 달 만에 남자 아이로 태어났다. 그 아이는 얼굴이 단정하고 세상에 견줄 이가 없었다. 이름을 종자(種子)라 하였다. 수제나는 사문의 위의를 잘 익혀 모르는 것이 없고 하는 일마다 잘 행하였으며 다른 사람을 가르치기까지 했다. 그러나 수제나는 부정행을 한 뒤로 항상 근심과 걱정에 싸여 비구들에게 말하니, 비구들은 말했다.

“그대는 어찌하여 그런 부정한 행을 하였소. 여래의 청정한 법은 음욕을 없애고, 더러움을 없애어 욕망을 끊고, 굴택을 깨트리고, 결박을 끊어 애욕이 다하게 함으로써 열반을 얻게 하거늘 그대는 이렇게 깨끗한 법에서 어찌 옛 아내와 음행을 하였소?”

이것이 석가모니 부처님 때에 가장 처음으로 제정된 계(戒)이다. 우리 주변에 이런 설화와 같은 일들이 많이 있었다. 수행자가 청정하게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명예가 있어야 하고, 권력이 있어야 하고, 재물이 있어야만 수행자가 아니다. 출가하여 목숨이 다할 때까지 욕심 없이 청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수행자의 과정이며 본분이다.

우리가 가진 것이 너무 많아서 부처님의 말씀을 가지고 가끔 한 번 씩 투정을 한다. 부처님께서 ‘이것은 하지 말라’ 거나, ‘이것은 하라’ 는 말씀을 가지고 현실과 다르다 해서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다’ 또는 ‘고쳐야 한다’ 는 것은 부처님을 욕하는 일이다. 부처님 말씀대로만 하면 된다.
 
파계사 영산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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