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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속 수행이 진정한 出世”

기자명 법보신문
  • 선정
  • 입력 2007.02.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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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래선원 황 갑 규 선원장

원당암 일주일 용맹정진에 10년째 참가
매일 2시간 참선…禪 지도자 양성 원력

“저는 깨달은 사람도 출가자도 아닙니다. 하지만 수행의 종류를 막론하고 매일 2시간씩 규칙적으로 하면 분명히 달라진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부산 화명동 신시가지에 자리잡은 재가불자 수행도량 여래선원의 황갑규 선원장(56·현담)은 참선뿐만 아니라 어떠한 수행을 하든,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하면 삶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확고하다. 개원 2년이 채 안된 신흥도량이지만 여래선원에는 50여명의 불자들이 월요일 경전 공부, 목요일 참선수행에 이어 토요일마다 철야정진을 하고 있다.

수행열기가 뜨거운 곳이지만 수행지도를 맡은 지도법사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황갑규 선원장이 있다. 황 선원장은 선원 인근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평범한 생활인이다. 세속의 시각으로만 보면 공인중개사와 수행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고, 보통의 생활인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수행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의 생각은 다르다.

황 선원장은 “사람들은 수행을 하면 일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수행은 곧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리고 우리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을 출세했다는 말로 표현하지만, 진정한 출세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일상에서의 수행이 진정한 출세라고 강조했다.

일상 생활에서 수행하는 것이 진정한 출세라고 굳게 믿고 있는 그는 30대 초반에 처음 불교를 접했다. 해인사로 여행을 갔다가 법당에서 참배하는 가족들을 기다리는 무료함을 달래볼 요량으로 사찰 내 서점에서 『금강삼매경론』을 집어 든 것이 불자가 되는 인연이 되었다. “언뜻 보니 저자가 원효 스님이었어요. 워낙 유명하신 분이니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한번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정말이지 당황스러웠습니다. 분명히 한글로 쓰여져 있는데 첫 장부터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이 책 만큼은 제대로 다 읽어보겠다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오기로 시작한 경전 읽기는 그를 새로운 삶으로 이끄는 계기가 되었다. 주석에 언급된 책까지 꼼꼼하게 찾아가며 『금강삼매경론』을 읽었고, 이후로 8년 동안 무려 200여권의 경전과 불서를 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생활하면서 삶에 큰 변화가 생겼다. 매일 아침 집에서 직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던 운수사에 들러 108배를 하게 된 것이다. 참선도 이때 시작했다.

운수사에서 만난 도반의 제안으로 부산 해운정사 토요철야정진에 참여하면서 선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사실 그때만 해도 참선은 경전을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선원에서 150여명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는 나 홀로 수행에 만족했던 내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황 선원장은 그때부터 참선에 열중했다. 토요일마다 철야정진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해인사 원당암 달마선원의 일주일 용맹정진에도 매년 두 차례씩 빠짐없이 참석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좋은 선 공부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운수사 스님의 도움을 받아 재가선방을 개설했다.

그리고 지난 2005년 8월, 재가불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선원을 개설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화명동에 지금의 여래선원을 개원했다. ‘선도 악도 생각지 말라’는 화두를 참구하고 있는 황 선원장은 일상에서 만나는 수많은 욕심과 갈등을 알아차리고 진정한 행복을 나누는 것이 필요한 시대인 만큼, 여래선원에서 수행하는 도반들이 모두 참선 지도자가 되기를 발원하고 있다.

수행이력이 묻어나는 넉넉한 인품을 갖춘 황갑규 선원장은 이렇게 불특정 다수의 도반이기를 자처하며 사랑방 같은 수행도량 여래선원을 이끌고 있다. 051)362-0339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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