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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읽는 행복, 나누면 더 커집니다”

기자명 법보신문
  • 정진
  • 입력 2007.02.22 16:06
  • 댓글 0

36년 금강경 독경 정 천 구 거사

<사진설명>“금강경 공부는 부처님의 밝은 정신과 일체가 돼 복과 혜가 구족한 부처님과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는 정 교수. 금강경과 함께여서 일까. 그의 얼굴에는 언제나 환한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그가 쓴 『금강경 공부하기』에는 금강경 사랑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저는 불교에 입문한 지 15년이 넘었지만 이론상으로만 잡다하게 배웠지 진정한 수행의 길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불법의 공부는 어떻게 해야합니까?”

“옳지. 잘 물었다, 이렇게 찾아와서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늘 『금강경』을 읽으라고 이야기해 주지.”

“참선도 있고 염불도 있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하는데 그저 『금강경』만 읽으면 된다는 말씀입니까?”

“그래. 그저 금강경을 읽으면 되지. 무슨 소린지 모르겠거든 한 일주일만이라도 아침, 저녁으로 읽어보아라. 틀림없이 무언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게다.”

1971년 20대였던 정천구 교수가 그의 스승 백성욱 박사를 만나 나누었던 첫 대화 내용이다. 최근 발간한『금강경 공부하기(혜명출판사/12,000원)』의 저자이자 부산 영산대학교 초대 총장을 역임하고 현재 영산대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정천구(낭산·64세) 교수. 정 교수는 그렇게 『금강경』을 처음 만나게 됐다.

매일 새벽과 저녁 ‘금강경 사랑’

대학 강단에서의 정년퇴임을 내년으로 앞두었으니 올해로 64세. 나이가 나이니만큼 젊은 시절 같지 않은 그의 몸은 독송 전엔 언제나 돋보기안경과 큼지막한 글이 적힌 금강경이 손에 먼저 들린다. 단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금강경』에 대한 그의 열정과 애정. 매일 새벽과 저녁 『금강경』을 독경하는 그에게 『금강경』은 과연 어떤 것일까.

“벌써 36년 전 일이네요. 처음 몇 주일은 정말 반신반의하며 ‘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죠. 처음에는 한번 읽기조차 어려워 ‘이렇게 하는 게 맞나’싶었고 두 번째 읽으니 머릿속에 물음표가 하나 생겼지요. 그렇게 계속 몇 번을 읽으며 시간이 흐르다보니 정말 무언가 달라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에게서 가장 첫 번째로 나타난 현상은 얼굴빛. 독송한 뒤 거울을 보면 신기할 정도로 곱고 빛이 났다. 그 당시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조차 상대방의 얼굴이 환하게 광채를 띠는 것을 보고 서로 공부에 자극을 받기도 했었다고. 물론 겉으로 들어난 현상은 피부가 고와지고 광채가 난 것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설령 그렇지 않다 해도 그것에 걸림이 없는 그의 마음이었다.

독경이 바로 삼학 닦는 것

“삼학(三學)을 닦는다는 것이 다른 것이 아닙니다. 금강경을 읽으면 제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것이 계(戒), 복잡하던 생각들도 정리가 되는 것이 정(定),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밝아지는 것이 바로 혜(慧)인 것입니다.”

때문에 그의 금강경 사랑은 혼자만의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젊은 시절, 그와 함께 『금강경』을 공부하던 정 교수의 선배이자 법우인 윤영흠, 김정호 씨 등의 활동은 조계사 청년회의 초석이 되었으며 1985년 교수불자회 창립 맴버로 초대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활동 역량도 점점 커져만 갔다.

그러나 『금강경』공부가 한결같이 잘 된 것만은 아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을 때 잘하겠다고 하면 힘들고 잘 안되듯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장애가 생기기도 했죠. 경을 읽다보면 딴 생각이 나기도 하고 누가 하루에 몇 번을 독송한다더라 하면 그것에 뒤지지 않으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기를 쓰면서까지 할 필요 없다’는 백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뒤부터는 잘 안 될 때는 안 되는 대로 잘될 때는 잘되는 대로 그렇게 독송하죠.”

“독송할 때에는 영상법회에서 1250인의 한 사람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읽어야 한다”고 조언하는 정 교수.

오랜시간 금강경 사랑에 흠뻑 빠져있는 정 교수를 따라 우리도 금강경 사랑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안문옥 기자 moonok@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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