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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경 스님]좋은 시작이 일의 반이다

기자명 법보신문

사소한 선행도 쌓아야  참 공덕
‘가피’는 ‘대박’과 다른 것 알아야

‘착함이 축적되지 않으면 좋은 일을 이루기 부족하고
악도 축적되지 않으면 몸을 멸망시킬 수 없다.’『주역』

옛날 어떤 여인이 절에 들어가서 보시하고 싶었는데, 보시할 재물이라고는 단지 두 푼의 동전 밖에 없었다. 그 여인은 그것이라도 툴툴 털어서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싶었고, 주지 스님은 친히 그녀를 위해 기도를 해 주었다. 나중에 이 여인이 궁궐에 들어가서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자 그 때의 스님이 생각나서 희사를 하기 위해 많은 재물을 마차에 싣고 그 절에 찾아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지가 단지 제자를 시켜 불공을 좀 드려주라고 분부하는 데에 그칠 뿐이었다. 이에 그 여인이 물었다.

“내가 이전에 두 푼 보시를 할 적에는 법사께서 친히 참회기도를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천 금을 희사했는데도 직접 집전해주지 않으시니 무슨 까닭입니까?”
이에 주지가 대답했다.

“예전에는 비록 재물이 아주 적었지만 보시하는 마음은 간절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노승이 직접 참회기도를 해 주지 않는다면, 그 진심의 덕에 보답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비록 재물은 많지만 보시하는 마음은 옛날처럼 그렇게 간절하지 못하니 대신 시켜 참회해 드려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보시하는 마음, 선행을 하는 마음을 어떻게 가져야 진실로 공덕이 되는지 일깨우는 내용이다. 보시는 삼륜(三輪)이 청정해야 한다고 「초발심자경문」에도 나온다. 이 삼륜이란 주는 사람, 받는 사람, 주고받는 물건으로 이 세 가지가 청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마음으로 보시를 행할 때 진정한 공덕이 되고 그것이 쌓이게 되면 그 복을 누리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치다. 아침 해가 떠오르기를 고대하지 않아도 제 시간이 되면 천지를 비추지 않던가?

『주역』에는 또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라 했다. ‘좋은 일 많이 한 집에는 반드시 경사스러움이 있다’는 것이니 사소한 선행이라도 꾸준히 쌓아야 한다. 원래 복은 ‘하늘에서 내려 받는다’는 의미다. 그 하늘은 차곡차곡 모아 생기는 것으로 우리가 꿈꾸는 난데없는 대박과는 성질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정해년 새해 벽두라 전국의 많은 사찰에서 7일간의 정초 신중기도산림을 마쳤다. 이 기도의 공덕으로 모든 불자님들 가정에 불보살님의 가피가 항상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울러 불자들의 신심이 증장되고 불법의 인과에 대한 믿음과 고결한 보시의 정신도 함께 깨닫는 한 해가 되면 금상첨화겠다.

논어에, ‘신종추원(愼終追遠)’이란 말이 있다. 좋은 결과를 바란다면 먼 원인이 되는 시작을 잘하라는 뜻이다. 서양 속담에도 ‘좋은 시작이 일의 절반’이라 하고, ‘성인은 일의 동기를 대단히 중시 한다’고 했다.

첫 단추를 잘 꿰어 보자.

법련사 주지 보경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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