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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도 까닭 없이 달라하면 싫어한다

기자명 법보신문

율장을 보다가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말씀이 있어 옮겨 본다. 귀신도 자꾸 주는 사람에게 온다던가, 생활환경이 좀 넉넉해지니까 조금씩 편해지기를 원하고 그 욕심은 점점 커진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지난 날 사위성 급고독원에 있을 때이니라. 한 비구가 나에게 와서 머리 숙여 발아래 절하고 한켠에 앉았느니라. 나는 그를 위로의 말로‘너희들은 안거 동안에 편안하였느냐? 걸식하기에 힘들지는 않았느냐?’고 하였더니, 그는 ‘저희들은 편안하였고 걸식하기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이 사는 숲속에 있는 새들이 걱정이옵니다. 한밤에 슬피 울고 부르짖어 저희들이 선정에 들지 못하게 합니다’고 하였느니라. 나는 그 비구에게 말하기를 ‘그 새들이 다시는 그 숲에 와서 자지 않기를 바라느냐?’고 하였더니, 비구는 ‘그 새들이 다시는 그 숲에 와서 자지 않기를 바랍니다’고 하였느니라. 나는 그 비구에게 ‘너희는 그 새가 다시 숲으로 잠자러 돌아오는 것을 엿보고 있다가 말하기를 나에게 두 날개를 달라. 나는 급히 그것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하라’고 하였느니라. 그 뒤에 비구들이 나에게 말하기를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새들이 숲으로 돌아와서 자는 때를 엿보다가 한밤중이 지나 새들에게 ‘나는 지금 너희들의 두 날개가 필요하니, 나에게 달라’고 하였더니, 새들은 생각하기를 ‘이 비구가 이런 것을 요구하다니’하면서, 숲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였느니라. 너희들은 잘 알아야 한다. 새나 짐승까지도 달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거늘, 하물며 사람으로서 자꾸만 달라고 하는 이를 좋아할 리 있겠느냐. 어리석은 비구들이여, 어찌하여 개인이 머무르는 집을 지으면서 요구하는 것이 그렇게 많았느냐?”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뇌타바라 라는 비구가 출가하여 도를 닦았는데, 부모에게까지도 신세지려 하지 않았느니라. 그의 아버지는 뇌타바라에게 말하기를 ‘내가 잘 살펴보건대, 나에게 와서 얻어가지 않은 이가 없다. 너의 아비는 나인데, 아들이 어찌 아비에게 필요한 것을 가지러 오지 않느냐?’고 하였느니라. 그때에 뇌타바라는 아버지에게 게송으로 대답하였느니라. ‘구하는 것 많으면 사람들이 싫어하고/얻으려다 못 얻으면 성을 내나니/그래서 내가 구하지 않는 것은/좋고 싫은 마음이 생길까 두려웠소.’ 비구들이여, 잘 알아야 한다. 뇌타바라는 자기의 부모에게도 신세지는 것을 싫어하였거늘 하물며 너희들은 거사들 집에서 지나치게 구걸하여 그들이 기뻐하지 않게 하였구나.”

부처님께서는 여러 가지 분에 맞지 않는 것과 바르지 못한 일들을 방편을 들어가며 말씀하셨다. 

파계사 영산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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