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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도 지켜보니 空 이더라”

기자명 법보신문
  • 정진
  • 입력 2007.03.19 10:10
  • 댓글 0

태종사 위빠사나 수행모임

<사진설명>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태종사 위빠사나 수행모임에서 수행하고 있는 불자들.

3월 9일 금요일 저녁, 관광인들로 북적대는 부산의 명소 태종대 공원도 이 시간 만큼은 사람들의 발길을 도심에 내어주고 한적하다. 그런데 이곳으로 삼삼오오 모여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태종사(주지 진용)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위빠사나 수행을 이어가는 불자들이다.

태종대 바다의 낙조를 뒤로 하고 20여 명이 태종사 보궁에 모였다. 50분간의 좌선으로 수행이 시작되고 방선을 알리는 죽비소리와 함께 행선으로 옮겨간다. 행선도 특별한 규칙이나 행로 없이 각자의 속도와 방향에 따라 30여 분간 진행된다. 행선이 끝나자 빨리어로 법회 의식을 올린 후 태종사 주지 진용 스님의 법문이 펼쳐진다.

의사부터 주부까지 다양

“오늘 공부할 부분은 쩨-따나-입니다. 쩨-따나-는 의지 또는 의도를 말합니다. 이 의지에서 행위가 일어나기 때문에 쩨-따나-는 곧 업(業)인 것입니다. 쩨-따나-를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행선(行禪)입니다. 행위와 생각이 멈춘 상태에서 발을 들어 올릴 때, 앞으로 나갈 때 의지가 일어남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강한 쩨-따나-는 마음에 에너지로 축적되므로 그 의도를 좋은 업이 되는 방향으로 길러야 합니다.”

한국인 최초로 태국에서 삼장법사 자격을 갖춘 진용 스님은 근본불교에 입각한 정확한 가르침으로 정평이 나 있다. 금요일 법문은 ‘위빠사나 수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체계’로 일컫어지는 『아비담마』에 대해 스님이 직접 풀이한 글을 교재로 1시간 동안 진행된다. 법문 시간 동안에는 질문이 자유롭게 오고가며, 법회 전후로 스님에게 직접 질문하는 경우도 많다.

불심이 강하다는 부산 불자들에게도 ‘위빠사나’라는 용어가 낯설었던 10년 전, 태종사의 위빠사나 수행모임은 태국에서 갓 귀국한 진용 스님의 지도 아래 참가자 2명으로 시작됐다. 한 때 스님이 없던 시기에는 해체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2005년 스님의 귀국으로 다시 제 자리를 찾았고, 태종사의 정기법회 중에서 유일하게 실수(實修)하는 핵심 법회로 자리잡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근본불교에 입각한 가르침과 수행을 한결같이 이어 온 것이다.

10년 전 창립 멤버로 현재 법회의 집전을 담당하는 윤윤행 씨(40, 마야)는 “수행 과정에서 질문이 생기면 진용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체험을 근거로 정확하게 짚어 주기에 갈등이나 방황에서 수행으로 빨리 돌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탁발·법회 외 단기출가 수행도

정신과 병원을 운영하는 김수정 씨(66, 문장)는 “직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여러 수행을 접했지만 태종사에 와서야 실제적인 수행이 가능했고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며 “환자들의 치료에도 위빠사나를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가정주부인 홍은경 씨(52, 정향)도 “일주일에 한 번, 겨우 3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통해 한 주의 생활이 수행에 맞춰진다”며 “가족간의 대화에서도 알아차리는 횟수가 늘어가면서 친밀감이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태종사는 금요일 위빠사나 수행모임 외에도 매주 목요일 탁발법회, 일요일마다 대중법회를 갖는다. 또한 지난해 말부터 단기출가자를 모집, 20여 명이 태종사에서 출가 수행자의 삶을 경험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진용 스님의 법문이 수시로 업데이트 되는 인터넷 홈페이지의 경우 수행인들의 입소문으로 높은 접속률을 자랑한다. 앞으로 태종사는 수행의 체계성을 더하기 위해 수행전용관과 비구계를 설할 수 있는 수계석도 건립할 계획이다.

태종사 주지 진용 스님은 “자유롭되 결코 방일하지 않으며 공부할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린 모임”이라며 “앞으로 더욱 수행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어서 근본불교를 실천하는 도량의 면모를 이어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051)405-2626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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