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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佛事는 부처님 뜻에 반하는 것

기자명 법보신문

과거에 30명이 살았던 큰방이 지금에 와서 보면 조그만 방이다. 어떻게 저 작은 방에서 잠자코 좌선 염불을 하면서 살았을까? ‘그 때는 모두 그랬으니까’라고 하기보다는 ‘요즘 우리가 너무 넉넉한 나머지 사치를 부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방은 모두 단월의 시주에 의해 지어지기 때문이다.

‘부처님 당시의 주거 환경은 과연 어떠했을까’는 다음 율장에서 엿볼 수 있다.

대가섭이 마가다국으로부터 비구들과 함께 오다가 광야국에서 밤을 지내고 아침 밥 때가 되어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걸식을 하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단정하고 몸가짐이 바른지, 다른 비구들과는 사뭇 달랐다.

그러나 거사들이 멀리서 보고는 집으로 들어가 버리거나 외면하면서 비구들을 만나려 하지 않았다. 가섭은 이 일을 보고, 어떤 사람에게 물었다.

“이 거사들은 무슨 까닭에 비구들을 보고 피하면서 만나지 않느냐?”
“가섭이시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개인이 거처하는 방을 짓는 것을 허락하신 까닭에 방을 짓느라 구하는 것이 너무 많아졌나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피하는 것이옵니다.”

가섭은 이 말을 듣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 부처님께서도 비구들과 함께 오셔서 자리를 하고 앉으시니, 가섭은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숙여 발아래 절하고 한켠에 서서 합장하고 여쭈었다.

“어제 성에 들어와 걸식을 하다가 거사들이 멀리서 비구들이 오는 것을 보고 피하고 만나지 않으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위에서와 같이 있었던 일을 모두 말씀 드리고, 광야성을 떠났다. 그 일과 관련된 비구들이 가섭에게 불쾌한 마음을 낼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기억하건대 내가 이 왕사성의 기사굴산에 있을 때, 나무에 사는 한 신이 나에게 와서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개인이 거처하는 방을 지어도 좋다고 허락하셨으므로 구하는 것이 많아졌습니다’고 했다.” 때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들에게 묻노라. 진정 개인이 거처 하는 방을 크게 짓느라 구하는 것이 많아졌느냐?”

비구들이 말했다.

“사실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너희들은 어찌하여 내가 개인이 거처 할 방을 짓는 것을 허락했다 하여 방을 크게 짓느라 구하는 것이 많아 여법하게 구걸하지 못했느냐? 그렇게 구하여 받아서는 안 되느니라”라고 하셨다.

우리는 세속이나 절집이나 집을 지을 때마다 넓고 크게 짓는 것을 선호한다. 부처님의 이 말씀대로라면 꼭 넓고 크게 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지을 때에 시주의 부담과 지은 뒤에 관리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파계사 영산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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