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경 스님]가진 것 없으면 두려움도 없는 법

기자명 법보신문

불교대중화-문서포교 매진
지광-정우-광덕-우학 스님
한국불교 지탱하는 버팀목
자신의 삶 사는 모습 아름다워

인도의 위대한 논리학자인 디그나가(陳那, 400~480)가 있다.

그는 한때 논리에 관한 책을 쓰려고 우선 동굴에서 명상에 몰두했다. 얼마 후에 대강의 내용이 머릿속에 정리되어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에 앞서 책의 첫 장에 해당되는 내용을 한 장 써놓고 나서 잠시 동굴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그가 동굴을 잠깐 비운 사이에 그를 시기하는 적 하나가 몰래 들어와 써놓은 것을 지워버렸다. 이런 일이 두 세 차례 계속 되자 디그나가는 동굴 한 쪽에 적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나를 이기고 싶으면 정당하게 논리대결을 하자.”

이윽고 적이 왔고, 토론 끝에 그는 패했다. 그러나 그는 분을 참을 수 없어 마술로 불을 뿜어 동굴 속을 모두 태워버렸다. 디그나가는 낙담했다.

“이런 일이 있다니 별 수 없구나. 이제 이 석판을 하늘로 던져야겠다. 만약 떨어진다면 나는 다시는 남을 위해 일하기를 포기하겠다.”

그가 석판을 높이 던졌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떨어지질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위를 올려다보니 문수보살이 하늘에서 석판을 쥐고 계셨다. 문수보살이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영혼의 아들아, 그대는 참으로 큰 잘못을 저지를 뻔했구나.”

문수보살로부터 격려를 받은 그는 다시 보리심을 일으켜 『프라마나삼우짜야, 集量論』, 즉 ‘바른 논리의 요약’을 써 마쳤다.

언젠가 은사스님과 산책길에 “어떻게 하면 불사를 잘 할 수 있습니까?”하고 여쭤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스님의 말씀은 간단했다.

“원력과 공심이 있어야하고, 결국 자비심으로 하는 거다.”

현재 35만이라는 조계종 최대 신도가 운집하는 능인선원을 일군 지광 스님의 첫 출발은 84년 10여명이었다고 한다. 스님은 새벽 예불에 나오는 신도들의 신발 닦는 일부터 시작했다던가.

놀랍게도 수도권의 대다수 신도들이 각자 다니는 절과 상관없이 그곳의 교리공부를 거쳤다. 곧 뉴욕에 큰 지원을 세워 개원식을 한다고 하니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구룡사의 정우스님, 그리고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불교의 대중화와 문서포교의 선봉이셨던 불광사 광덕큰스님 같은 분들의 공덕이 참으로 크다.

그 외에도 일일이 열거하지 못하지만 특별한 능력을 지닌 분들이 있고, 근자에는 대구 관음사의 우학 스님이 남다른 포교역량을 보이고 있다. 이런 모든 분들의 신심과 원력이 오늘의 한국불교를 지탱하는 큰 힘이다.

마틴 루터는 말했다.

“가진 것이 없으므로 두려운 것이 없다.”

언제 무엇을 해야 할 지, 언제 무엇을 하지 말아야할 지를 아는 자는 자유롭고, 자신의 삶을 사는 사람은 아름답다. 그리고 이 삶은 자비와 인욕의 갑옷을 입는다.
두려움 모르는 이여, 장구(長久)하시라.

법련사 주지 보경 스님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