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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가야산 관광개발

기자명 법보신문

‘에코 투어리즘’선도 지자체
무분별 관광사업 추진 웬말
‘반쪽 도로’ 어디다 쓰려 하나
여론몰이 후 공사강행 명약관화

충청남도가 4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가야산 순환도로’ 사업을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이 강력하게 저지하고 있습니다.

4월 18일 가야산지키기 시민연대가 ‘가야산 개발의 문제점과 우리의 제안’을 발표했는데 “에코 투어리즘의 개념에 새롭게 제기하는 컬쳐 투어리즘(문화 종교를 체험하며 과거 역사를 답습해 보는 형태)의 개념을 도입해 창조적인 모델을 개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새로운 형태의 투어리즘까지 제시했을까요? ‘컬쳐’는 커녕 ‘에코’도 선도하지 못하는 이 지자체에 말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지구촌 나라들은 너나없이 경쟁하듯 경제이익 창출을 위한 관광사업을 도모했습니다. 그러나 무차별한 관광사업이 얼마나 무모했던 것인지는 종전 후 20년도 안된 1960년대 초에 깨달았습니다. 문화환경은 물론 자연환경은 처절하게 파괴됐고 이로 인한 환경오염은 세계대전 보다 더 무서운 공포로 다가온 것입니다.

관광사업· 환경보호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했던 각국은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습니다. 이 때 세계화두로 등장한 것이 북아메리카에서 시작된 ‘에코 투어리즘’(eco - tourism) 이었습니다.

자연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자연을 관찰하며 이해하고 즐기자는 것이 골자입니다.

1994년 일본은 이 ‘에코 투어리즘’ 실천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소수 그룹 여행 △자연· 문화에 대한 경의(敬意) △환경윤리 익힌 전문 가이드 동행 △출입제한구역, 자연휴식년제 특별지역 훼손 금지 △보호지역과 주민을 위한 관광이익 환원 등의 가이드 라인을 설정한 것입니다. 1990년대 접어들며 우리나라 역시 환경·문화보호에 대한 인식이 고양되었고 2000년대 들어서며 점차 ‘에코 투어리즘’에 젖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사회단체와 지자체가 함께 신선한 아이템을 내놓으면 유럽에 뒤지지 않는 관광문화를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적인 생각을 하다가도 충청남도의 무분별한 사업 강행을 접하면 “아직도 멀었구나”하는 생각만 가득하게 됩니다.

충청남도가 벌이는 이 사업의 주 목적은 예산-서산의 역사 문화 자원의 연계성 확보 및 관광자원 개발입니다. 해당 지자체는 무슨 의도에서인지 초반 계획 수립단계부터 지역 사찰이나 주민들을 배제한 채 협의도 없이 독자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326종의 식생이 서식하고 있는 가야산은 계룡산국립공원보다 2.5배나 더 많은 326종의 식생이 서식하고 있으며 100개의 크고 작은 사찰 터가 남아 있는 보원사지와 그 유명한 ‘백제의 미소’ 서산마애삼존불이 있는 청정 환경·문화의 보고인데도 말입니다.

해당 지자체는 가야산지키기시민연대와 환경운동의 반발에 순환도로 10Km 구간 중 보원사지 관통도로를 제외한 나머지 일부구간만 시행하겠다고 하나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 는 격’일 뿐입니다. 관통도로 70%를 공사하고 난 후 1~2 년도 안 돼 나머지 30% 도로 공사를 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반쪽 순환도로’를 어디에 쓴단 말입니까? 더욱이 “이미 난 도로인데 연결한들 무엇이 달라지느냐?”며 여론몰이를 한다면 어떻게 될지 명약관화합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충청남도는 원점에서 다시 지역·환경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면 ‘에코 투어리즘’ 정착이든 ‘컬쳐 투어리즘’창출이든 그 중간 형태이든 상생의 모델을 만들 것입니다.

채한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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