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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부산 내원정사

기자명 법보신문

3000여 보시행자가 일군 도솔천 내원궁

내원정사 : 불자 수 3만 가구
몰운대복지관 : 하루 1000명
반야원 : 중증 장애인 52명
마하병원 : 재활전문, 93베드
함지골수련관 : 하루 1300명
내원정사유치원 : 정원 480명

<사진설명>내원정사 유치원의 떡만들기 체험학습.

미륵보살님이 상주하는 도솔천(兜率天)의 내원(內院), 그곳은 욕정에 사로잡히지도 않고 번뇌 망상도 없기에 고통이 없다. 불보살님의 가르침과 가피가 충만하여 행복만이 그득하다. 도솔천 내원궁은 부산의 도솔산 자락에 자리 잡은 내원정사(주지 정련)가 꿈꾸는 정토세상이다. 1972년 11월, 부산의 변두리 산골인 도솔산에 10여명이 기도할 수 있는 천막 법당을 열어 개산했던 내원정사는 35년여 만에 꿈(원력)을 현실로 바꾸었다. 천수천안(千手千眼)을 가진 도량으로서 중생의 고통을 어루만지는 도솔천 내원궁으로 거듭났다. 포교와 교육, 복지, 문화 도량으로서의 기능을 구족, 가히 보시공동체라 이를만하다.

2007년 4월 내원정사의 모습은 개산 당시와는 판이하다. 정련 스님을 따르는 5명의 보살들과 1000여평의 부지 그리고, 천막법당에다 쌀 닷 되에 숟가락과 밥 그릇 5개가 천막 법당시절 사중 산림의 전부였다. 천막 법당에는 ‘내원궁을 조성하겠다’는 젊은 정련 스님의 원력과 스님의 원력을 따르던 10여명의 불자들만이 있었다. 그러나 내원정사의 원력은 현실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내원정사의 성장을 살피자면, 1000평 부지는 4만평으로 40배 이상 늘었다. 천막 법당은 연건평 1300여평에 달하는 10개 이상의 전각들로 변했다. 경내에는 야생화 밭과 어르신들의 자활을 위한 농장, 녹차 밭도 있다. 대형 버스만 10대를 거느린 내원정사유치원은 개원 22년 만에 1만여명에 달하는 원생을 배출, 국가 대표급 유치원으로서 그 명성을 드높이고 있으며 올 3월 거제도에 문을 연 마하재활병원은 종합복지타운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고 있다. 이 외에도 내원어린이집, 합천군청소년수련관, 중구 청소년문화의 집, 사하자활후견기관, 석암장학회 등 이타행과 보살행을 실천하는 13개 기관을 운영하고 있어 내원정사는 그야말로 자비가 구현되는 정토를 연상케 한다.

기실 내원정사에서 추진하는 복지사업은 많은 재정을 필요로 한다. 그만큼 어렵고 많은 불자들의 보시가 뒤따라야 가능한 불사이다. 마하재활병원 한 곳만 하더라도 15억원 이상의 자부담 예산에다 설계와 조경, 토목 등 비용을 내원정사에서 추가로 감당해야 했으니 재정 마련을 위한 보시의 손길이 얼마나 많았을까 짐작이 된다. 재정 마련을 위한 정련 스님과 내원정사의 노력을 들여다보면 포교와 복지에 관한 알토란같은 성공 노하우들이 속속 드러난다.

“한 사람의 독지가가 절을 지었다고 합시다. 그 절은 한 사람을 위한 독살이 절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1000명이 함께 절을 건립했을 땐 1000명 이상을 위한 도량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1000명이 주지 스님의 분신이 되어 포교하고 정진하면서 복을 지어 보다 많은 불자를 위한 포교 도량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초심자, 상담통해 불교대학으로

<사진설명> 서구시니어클럽 교사의 생태학습.

정련 스님의 설명처럼 내원정사는 수 없이 많은 불자들의 원력이 배어 있는 도량이다. 그리고 내원정사에는 매월 5000원 혹은 1만원을 기탁하는 불자들로 구성된 십시일반형 보시공동체가 있다. 그 수는 무려 3000여명에 달한다. 보시공동체에 참여하는 이들은 자녀를 내원정사 유치원에 보냈거나 내원정사 불교대학에서 수학하는 등 내원정사와 인연이 있는 불자들이다. 대규모 보시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던 키워드는 역시 정련 스님의 정진과 노력이다. 스님은 언제 사찰을 찾을지 모르는 불자들과 만나기 위해 어지간하면 절을 비우지 않는다. 상담을 하기위해 늘 불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상담의 기본은 상대방의 고민과 고충을 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스님은 “상담을 통해 불자들이 무얼 원하는지 알 수 있고 포교 방안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할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며 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치원생, 대입 때까지 무한 관리

내원정사 유치원은 원생을 배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내원정사는 내원정사유치원을 나온 원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끊임없이 연락하고 원생들의 성장 과정을 점검한다. 교육 상담을 하면서 어린이들이 잘 자라는지에 대해 파악하면서 원생들이 대학 입시를 칠 때가 되면 100일 전부터 학부모들이 입시 기도를 올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입시 기도는 기도의 ABC를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유치원은 불자 인재 육성을 위한 창구라는 기본적인 소임과 함께 학부모들을 불자로 만들어 가는 포교 도량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는 셈이다.

교육이 없는 도량은 미래가 없다고들 한다. 내원정사의 교육 시스템을 보면 왜 내원정사 포교가 성공을 거두었는가를 알 수 있다. 내원정사의 교육 시스템은 크게 초심자를 위한 상담과정과 불교대학, 경전연구반, 이론을 실천하는 회향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초심자가 내원정사에 오면 반드시 상담자가 배정되며 상담을 통해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고 대학 졸업 후에는 총동문회 산하에 있는 6개 봉사팀에 소속돼 내원정사 산하 복지기관에서 이타행을 실천한다. 불교대학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운 뒤 자연스레 실천하게 하는 교육 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설명>내원정사 경내에 있는 자활농장.

1999년 조계종 포교원장으로 재임할 당시 정련 스님은 각계각층의 직장직능 불자회 500여개를 조직했다. 계층별, 연령별 욕구가 다르기에 각 분야에 맞는 포교 종자를 심어 놓은 셈이다. 내원정사에는 부산지역 교장 출신들의 모임인 보리회를 비롯해 실버 세대의 자활을 위한 시니어클럽, 경제 상공인 모임 등을 구성, 바람직한 포교 종책을 연구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상대방이 좋아하는 반찬을 안다면 필요 없는 100가지 반찬이 아니어도 그 사람을 위해 3가지라도 제대로 갖추어 줄 수 있지 않겠는가”란 정련 스님의 포교론을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재정을 공개해 사찰과 불자간의 신뢰의 폭을 높이고 끊임없이 불자들의 포교 욕구를 조사하기 위해 내원정사는 정련 스님과 신도회의 중간 간부, 각 기관의 실무자들이 함께 하는 MT를 자주 시행한다.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최상의 포교 종책을 수립하고 문제점을 분석,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들이다.

스님-불자지도자, 격의 없는 MT

‘인능십지(人能十之)면 기능만지(己能萬之)하라’는 말이 있다. 이는 실행을 할 때 타인이 열을 행하면 나는 능히 만을 행하라는 뜻이다. 정련 스님은 불자들보다 먼저 기도하고 일을 한다. 장애인과 코흘리개 아이들과 뛰어 논다. 스님이 앞서 만을 행하니 불자들 역시 스님을 따라 천을 행하고 만을 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마하재활병원과 반야원이 들어서 있는 거제도에는 앞으로 노인요양시설과 장애인자립지원센터, 도량을 짓는 불사들이 이어진다. 50억원 이상의 재정이 소요되는 거제도의 종합복지타운 불사 역시 내원정사가 지금껏 그래 왔듯이 정련 스님과 3000여 보시공동체, 이름 모를 후원자들이 만을 행하는 정진을 통해 원만하게 성취할 것으로 기대된다.
051)242-0691 
 
부산=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불자 한명의 소중함, 뼈저리게 느껴야”
도솔산 내원정사 주지 정 련 스님


부산 내원정사 주지 정련〈사진〉 스님의 얼굴은 햇볕에 시커멓게 그을린 모습이었다. 막 일을 많이 해서다. 최근 거제도에 문을 연 재활전문 ‘마하병원’의 공사현장을 누비며 직접 나무를 심어 조경도 하고 삽을 들고 흙을 떴다. “잘 감독만 해도 알아서 일을 하지 않느냐”고 여쭈니, “모든 이가 내일처럼 여기게 하려면 ‘나’부터 우리 불사를 소중히 여기고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스님의 이런 꼼꼼함은 내원정사의 구석진 곳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내원정사의 구석구석이, 특히 눈에 잘 뜨이지 않는 곳이 깨끗한 건 스님이 시간 날 때마다 직접 살피기 때문이다. 불자들이 공양이 끝날 무렵이면 스님은 식당을 들른다. 행여 지저분한 곳이 없나 살피기 위해서다. 1999년 조계종 포교원장으로 재임할 당시 공무원불자회를 비롯한 직장직능법회 지원 불사를 통해 500여개의 불자회를 조직한 것도 바로 스님의 빈틈없는 포교 종책에서 나온 성과이다.

“스님이 절을 지키고 있으면 언제 올지 모를 불자를 항상 맞이할 수 있겠지요. 자연스레 불자들 사이에는 사찰에 가면 스님을 친견할 수 있다는 신뢰가 싹틀 것입니다. 하루하루 만나는 불자 한 명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는 것이 포교의 첫 걸음입니다.”

천막 법당에서 한국 불교를 대표할만한 포교, 교육, 복지도량으로 성장한 내원정사를 견인해 온 정련 스님은 새롭게 시작하는 도량이 성공하려면 ‘사찰이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량이 실천해야 할 원력을 세운 뒤, 뜻을 함께 하는 불자들과 주지 스님이 꾸준히 포교하고 수행하고 보살행을 실천하다 보면 성과는 하나 둘 따라오게 된다는 것. 정련 스님 역시 포교, 교육, 복지 등 3대 서원을 위해 천막 법당을 개원한 뒤 100일 기도를 일곱 차례 회향했다.


“삽 들고 일하는 우리 스님! 말려주세요”
정련 스님은 - 안 경 리 대학총동문회장

“우리 스님.”

부산 내원정사의 불교대학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안경리(46·법명 극락화, 사진) 보살, 그녀의 입에서는 주지 정련 스님에 대해 설명을 할 때면 자연스레 ‘우리 스님’이란 말이 나왔다. 그 표현에는 더없이 친근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내원정사는 참으로 친절한 도량입니다. 유치원생과 같은 초보 수준의 불자들이 기초적인 사찰 예절부터 어려운 경전을 공부하고 수행하는 길을 차근차근 가르쳐 줍니다.”

안 회장이 내원정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전국 제일의 유치원으로 손꼽히는 내원정사유치원에 자녀를 입학시키면서다. “사찰을 다니더라도 뭔가 알고 다녀야 겠다”는 원력으로 내원정사에서 기도도 올리고 불교대학에 입학해 체계적으로 교리와 경전을 공부하면서 베테랑 불자로 거듭났다.

“아이가 성장해서 대학 입학시험을 치게 되더라도 부모로서는 달리 도울 방법이 없습니다. 내원정사에서는 대학 입시철이면 유치원 출신 입시생들을 위해 100일 축원 기도를 올립니다. 입시 기도는 내원정사를 ‘내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게 합니다.”

내원정사의 가장 큰 장점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운 후 그 가르침을 회향할 수 있는 복지도량이 있다’는 점을 꼽은 그녀는 “우리 스님은 65세의 고령에도 경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불사를 직접 챙겨 안쓰러울 때가 많다”며 손사래를 쳤다. 자칫 건강을 해칠까 걱정스러워하는 몸짓이다. 

남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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