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일은 제일 먼저 삼가라

기자명 법보신문

젊은 스님이 산사의 다실에서 젊은 우바이와 둘이 앉아 차를 마신다. 우리의 눈에는 조금도 이상한 모습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으레 당연한 모습도 도에 넘는 말씨나 표현이 계속된다면 계율에 어긋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런 부분을 율장에서는 무어라 했기에 그럴까? 두 가지의 경우가 있다. 하나는 잘 보이지 않는 숨겨진 곳에서의 일이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때 비구가 속인이었을 때 친한 벗의 아내가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비구는 걸식할 때가 되어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그 우바이의 집으로 가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비사겁모라는 여인이 볼 일이 있어 왔다가 비구의 목소리를 멀리서 들었다. 이 비사겁모는 신심이 있는 우바이였으므로 안에서 비구가 ‘설법을 하는 것은 아닐까?’하고 벽에 기대서서 들었다.

그런데, 법문이 아닌 잡담만 들리므로 생각하되‘비구가 법문이 아닌 잡담만 하는구나. 비구로써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또 하나는 잘 보이는 곳에서 일어난 일이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급고독원에 계시었다.

그때 어떤 비구가 속인이었을 때 친구의 부인이 있었다. 그들 또한 서로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비구는 걸식할 때가 되어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그 우바이의 집으로 가서 잘 보이는 곳에서 함께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때 어떤 우바이가 볼 일이 있어 왔다가 비구의 목소리를 듣고,‘설법을 하는 것일까?’하고 생각하고, 엿 들었으나 법답지 못한 소리만 들려 왔다. 그러자 그 우바이는‘비구가 법답지 못한 소리만 하는구나. 진실한 비구는 이런 말을 하지 않으리라’라고 생각했다.

이 일을 본 뒤,‘지금 이 비구는 법답지 않은 곳에 앉아 있었고, 법답지 않은 말을 하니, 그의 남편이나 다른 이가 보면 반드시 비구와 부인을 꾸짖고, 삼보에 대한 믿음이 없어지리라’라고 생각했다.

이 두 가지 일은 ‘별 일 아닌 것을 문제 삼았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남으로부터 비난이나 의심이 되는 일은 제일 먼저 하지 말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수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힘들여 닦은 범행이 사라질 수 있다.

요즘 우리의 사고방식이 이런 말을 하는 나 같은 사람을 고리타분한 사람으로 치부하지는 않을지 걱정스럽다.
 
파계사 영산율주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