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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 열기로 선종수사찰 본래면목 찾다

기자명 법보신문
  • 선정
  • 입력 2007.06.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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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선원, 재가불자 매일 18시간 참선수행
월 1회 소참법문-철야정진…수행체계 확립

<사진설명>봉은선원에서 수행중인 재가불자들의 수행열기가 선종수사찰의 면목을 되살리고 있다.

조선 중기 선종수사찰(禪宗首寺刹)로 지정돼 불교중흥에 앞장섰던 서울 강남 수도산 봉은사가 재가불자들의 참선수행 열기로 본래면목을 찾아가고 있다.

봉은사는 일반 대중들에게 신라시대 창건(794) 이래 12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전통사찰로 알려져 있으나, 창건 당시의 이름 견성사(見性寺)나 대웅전 좌우에 자리한 선불당과 심검당에서 볼 수 있듯이 수행의 향기가 곳곳에 배인 도량이다.

‘부처를 뽑는 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선불당과 ‘지혜를 찾는 곳’심검당을 지나 대웅전 왼편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오르면 봉은선원으로 들어서는 작은 문이 나타난다. 대웅전을 비롯해 각각의 전각을 드나드는 불자들의 모습이나, 불사가 진행 중인 도량의 전반적인 부산함과는 달리 세간의 살림살이에 무심한 듯 고요함 마저 묻어나는 이곳 봉은선원에는 하안거를 맞아 결제에 든 수행자만 출입할 수 있다.

지난 5월 31일 하안거 결제법회에 이어 안거 정진에 들어간 불자들은 매일 새벽 4시부터 참선을 시작한다. 새벽, 오전, 오후, 저녁 4차례에 걸쳐 2시간씩 안거 대중이 모두 모여 선감 스님의 경책을 받으며 정진을 하고, 그 외에는 밤 10시까지 자율수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3년 처음 문을 연 시민선원은 2006년 11월 봉은선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올 3월 수좌 성묵 스님이 선원운영을 책임지는 선감(禪監)으로 부임하면서 명실상부한 재가선원으로서의 체계를 확립하고 있다. 선감 스님은 우선 봉은사 재적불자에 국한했던 선원 입방 조건을 허물고, 참선 수행에 뜻을 둔 불자라면 누구나 입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기존에 20여명 안팎에 불과하던 정진 대중이 60명을 훌쩍 넘어섰고, 지금도 선원 안거에 대한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져 수행공간을 넓혀야 할 상황이 되었다.

봉은선원에 입방을 희망하는 재가불자는 선원 입방에 앞서 선감 스님과의 면담을 통과해야 하는 절차가 있다. 성묵 스님은 “특별하게 까다로운 규정을 두어 입방 자격을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과 화합하며 선원에서 정진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제대로 갖추었는가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화두’의 유무를 묻는다. 화두를 받아 들고 있는 수행자에게는 올바르게 참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초심자에게는 공부방법을 세세히 일러주고 적절한 화두를 간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다.

선감 스님이 수행자 개개인에 대한 면모를 확인하고 나면, 정진대중이 지켜야할 청규를 익혀야 한다. ‘하심과 묵언을 원칙으로 하며 큰방에 단 한명이라도 정진중이면 복도나 각 방에서 잡담을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비롯해 들어오고 나가는 법과 좌복에 앉을 때의 자세나 법도를 세세하게 일러주고 늘 보고 지킬 수 있도록 큰방 앞에도 붙여 놓았다.

새벽 4시에 시작해 매일 18시간의 수행이 이어지고, 매월 한차례씩 보름날에 소참법문이 진행된다. 선감 스님이 정진 대중들의 한달 수행과정을 지켜보면서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고, 수행에 도움이 되는 법문을 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세 번째 토요일에는 오후 9시부터 일요일 새벽 4시까지 철야정진을 하게 된다. 발심을 더욱 공공히 하며 스스로의 쉼 없는 정진을다짐하는 시간이다.

봉은선원은 선감 스님이 주석한 이후 첫 안거를 맞아 내·외적인 환경의 변화를 거치며 이렇게 명실상부한 수행처로 탈바꿈하고 있다. 초발심자와 기존 수행자, 남녀노소 등 다양한 연령과 수행경력을 지닌 선방대중을 이끌어가는 청중(淸衆) 소임을 맡은 박범석 씨는 “선방 수행 대중이 3배 가까이 늘어났음에도 선원이 체계를 갖춰가면서 수행풍토도 확립되고 있다”고 달라진 선원의 모습을 설명했다.

선감 성묵 스님은 “불자들과 함께 정진하면서 봉은선원이 불자들의 참다운 수행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불자라면 누구나 외적인 모습이 아니라, 참선 수행을 통해 내면을 맑게 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수행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하는 불자가 될 것을 당부했다. 02) 3218-4827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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