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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의 옷은 사치스러워서는 안된다

기자명 법보신문

요즘 스님들이 입는 옷이 풍요에 넘치고 있다. 분에 맞도록 입었으면 하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 옷은 수행자의 신분을 나타내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요즘 스님들의 겉옷은 먹물 색을 입었지만 속옷은 먹물 옷이 아닌 세속 사람들의 옷을 즐겨 입고 있다.

부처님 당시 옷은 가사가 전부였다. 부처님은 옷이 많으면 풍요를 누리는 사치가 되고 부족하면 수행에 장애가 되기 때문에 세 가지 옷 이외에 가외 옷은 갖지 말라고 늘 당부하셨다. 율장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사위성 급고독원에 계실 적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 가지 옷을 갖도록 허락한다. 그러나 가외 옷을 가져서는 아니되며 늘 세 옷을 옆에 두고 있어야 한다.”

그때 육군비구들이 가외 옷을 가지고 있다가 아침에 입기도 하고 낮에 입기도 하고 저녁에 입기도 했다. 그들은 항상 이와 같이 옷을 모아두고 입는 사치를 일삼았다. 비구들이 이런 모습을 보고 육군비구들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허락하시기를 세 가지 옷을 갖도록 허락하되 가외 옷을 갖지 말라’고 하셨는데 이것은 누구의 것인가?”

그들은 대답했다.

“우리들의 것이요.”

여러 비구들이 말했다.

“부처님께서 세 가지 옷만 갖는 것을 허락하셨거늘 그대들은 어찌하여 가외 옷을 모으고 아침에는 이것, 낮에는 이것, 저녁에는 이것을 입는가?”

이래서 부처님이 “가외 옷을 갖지 말라”고 하셨다.

다음에는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가?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에 육군비구들이 옷을 친한 비구에게 맡겨놓고 돌아 다녔다. 부탁 받은 비구는 맡은 옷을 자주 꺼내어 햇볕에 쪼이고 있었다.

여러 비구들이 이 모습을 보고 말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세 가지 옷만 갖되, 가외 옷을 갖지 말라 하셨는데 이것은 누구의 옷인가?”

옷을 맡은 비구가 대답했다.

“이는 육군비구들의 옷인데, 나에게 맡기고 먼 길을 떠났소. 그래서 좀이 생길까 걱정되어 햇볕을 쪼이는 것이요.”

이 말을 비구들이 듣고 비난했다.

“어찌하여 옷을 친구에게 맡기고 마을로 먼 길을 떠났단 말인가?”

이래서 부처님께서는 “세 가지 옷을 떠나 생활을 해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스님들의 호사는 다 떨어진 누더기를 벗고 새 옷을 한 벌 얻어 입는 일이었다. 그만큼 옷이 귀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지금 스님들이 수계 산림에 올 때는 떨어진 장삼을 꿰매 입고 왔다가 갈 때는 새 장삼을 입고 헌 장삼은 버리고 가는 시대가 되었다. 지금 이 시대에도 수행자의 옷은 사치스럽지 않고 가외 옷은 분에 넘치게 많지 않아야 한다. 

파계사 영산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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