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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 버려야할 한 가지

기자명 법보신문

“화내는 마음 버리면 더 이상 슬픔 없어”
붓다도 ‘참고 견딤’으로 중생 의지처돼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담을 살펴보면 부처님께서는 성불하기 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사를 거치며 끝없는 보시와 고행을 거듭해 복덕과 지혜를 구족한 양족존(兩足尊)을 성취하셨다. 하지만 부처님은 그같이 복덕을 완전히 갖추고 정각을 이루신 후에도 복덕 짓기를 멈추지 않으셨다. 열심히 수행을 거듭하던 중 그만 눈이 먼 아나율 존자가 어느 날 자신의 헤진 가사를 깁기 위해 바늘귀에 실을 꿰어줄 사람을 찾는 일이 있었다. 아나율 존자가 “누구든 복을 구하고자하는 이 있으면 내 바늘에 실을 꿰어 주시오”라고 말하자 부처님께서 다가가 바늘귀에 실을 꿰어 주셨다. 아나율 존자가 의아해 하며 “복덕을 완전히 갖춘 부처님께서 또 다시 복덕을 지으실 필요가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 복을 짓는 사람 가운데 나보다 더 부지런한 이는 없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수많은 생을 거치며 복덕을 쌓으셨고 그 후에서 복 짓기를 멈추지 않으셨으니 부처님의 복덕은 결코 다함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처럼 헤아릴 수 없는 복덕을 지은 부처님조차도 사바세계에 머무르셨던 80년의 세월 동안 적지 않은 난관에 맞닥뜨리셨음을 결코 간과해선 안된다.

부처님께서는 성도 후 승단을 이루시고 수많은 출가제자와 재가신자들의 존경을 받으셨지만 데바닷다처럼 승단 안에서 조차 부처님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이가 있었다. 그러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미처 알지 못했던 이들 중에는 부처님을 위협하고 모함하는 이가 적지 않았다. 그런 일화 가운데 하나를 『법구경』에서 찾을 수 있다.

실수를 하거나 놀라는 일이 있을 때마다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는 한 부인이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이런 부인의 행동을 못 마땅히 여겨 핀잔을 주더니 결국은 “당신이 존경한다는 부처에게 욕이나 실컷 해 주겠다”며 석가모니 부처님을 찾아갔다. 그는 부처님을 시험할 요량으로 “인간은 무엇을 버려야 편하고 슬픔 없이 살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화내는 마음을 버려라. 그러면 초연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화내는 마음을 부수어 버린다면 더 이상의 슬픔은 없을 것이다. 인간을 해치는 독의 근원은 화내는 마음이니 그것을 찾는 것이 최상의 행복이다.”

부처님께 욕을 퍼부으러간 이 남자는 부처님의 말씀에 큰 감명을 받고는 귀의하여 출가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여래가 일체 중생의 의지처가 될 수 있는 것은 실로 잘 참고 견디는 힘이 있기 때문이며, 악업을 짓지 않았기 때문이며, 여래에게 나쁘게 대하여 오는 사람을 나쁘게 상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큰 복덕을 짓더라도 참고 견디는 인욕행이 함께하지 못한다면 그 복덕은 바람 앞의 티끌처럼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다. 부처님조차도 ‘참고 견디는 힘’으로 일체 중생의 의지처가 되셨는데, ‘참고 살아가야할 세계’인 사바세계에 몸을 받아 태어난 우리가 인욕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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