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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리는 처음처럼 독송하죠”

기자명 법보신문
  • 정진
  • 입력 2007.07.02 10:52
  • 댓글 0

화명선원 금강경 육조해 독송 모임

<사진설명>매일 처음 독송하는 것처럼 정진하는 화명선원 금강경 육조해 독송모임 불자들.

“부처님처럼 앉아 보세요. 바르게 앉는 것이 첫 번째 수행입니다. 자세가 편안해지면 호흡을 관찰합니다. 자, 이제 선비들이 글을 읽듯이 『금강경 육조해』를 읽어 봅시다.”

부산의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각광받는 화명동 신시가지. 넓은 계획도로 양쪽으로 하늘을 찌르듯 늘어선 고층 아파트와 빌딩 숲 속에서, 매일 독송소리가 이어지는 청명한 도량이 있다. 화명동 신시가지 건아빌딩 7층에 위치한 조계종 제 3교구 신흥사 부산포교원 화명선원(주지 무거). 사시예불 시간이면 어김없이 모이는 50여 명의 불자들이 화명선원 주지 무거 스님의 강의에 맞춰 금강경 육조해를 독송하기 시작한다.

“경은 길이니 성불의 도로라. / 범부중생이 그 길에 이르고자 하면 / 안으로 반야행을 닦아 응하여서 구경에 이르거니와, / 만약, 혹, 다만, 능히 읽고 설하되 / 실답게 보고 실답게 행하면 자신의 마음에 곧 경이 있음이 되니, / 그러므로 여래께서 이 경의 이름을 금강반야바라밀이라 하신 것이다.”

느리지도, 그렇다고 빠르지도 않지만 적절하게 운율에 베인 화명선원 불자들의 독송에서 소리의 흐트러짐이란 찾아 볼 수 없다. 강원 학인 스님들이 원문경전을 읽듯 듣고 있는 사람마저 저절로 리듬을 타게 만든다. 한 단락의 독송이 끝나자 무거 스님의 강의가 이어진다.

“선불교가 교를 배척한다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 선종의 육조 혜능 스님께서도 경은 분명히 성불의 도로라고 했어요. 육조 스님의 말씀은 명확히 금강반야바라밀, 즉 지혜의 완성으로 이끌어 주기 때문에 도로 중에서도 가장 밝고 탄탄한 대로인 것입니다.”

4년 전 개원한 화명선원은 개원 초기부터 불자들에게 독송 수행의 생활화를 지도하고 있다.

오늘부터 시작이란 마음으로

이른바 ‘선비’처럼 읽어 내려가는 ‘화명선원식 독송’은 조석예불, 천수경, 반야심경, 108배에 그대로 실천되어 왔다. 특히 최근 화명선원 주지 무거 스님이 발간한 『금강경 육조해』(도서출판 동문선)는 “독송 수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선언과도 같은 책이다.

“‘금강경 오가해’ 중에서 육조 스님의 해 부분만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다섯 선사가 금강경을 해설하고 찬을 달았지만 네 분은 자신의 깨달음을 글로 옮기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육조 스님은 선지식은 물론 초보자까지 누구나 금강경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풀이합니다.”

『금강경 육조해』는 독송 수행자들을 위해 글자의 크기부터 한문, 종이의 질까지 꼼꼼하게 살폈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신도 10여 명이 함께 책의 교정과 감수를 거쳐 쉽고 편안하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1년간 경전 번역의 참가는 큰 공부가 됐습니다. 이제 육조해를 완전하게 외워서 누군가 금강경의 가르침을 물어 왔을 때 막힘없이 소개하고 싶습니다.” 정경애 씨 (48, 반야심)
화명선원은 지난 6월부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육조해 독송 및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자세는 ‘여유’ 정신은 ‘치열’

“대중이 함께 경전을 독송할 때 울리는 소리의 파장은 마음속의 찌꺼기를 말끔하게 해소 한다”는 이중화 씨(52, 이중화), “한글이니까 남편과 아이들도 듣고 따라 읽게 된다”는 초심자인 임성숙 씨(38, 보타연), “뜻이 와 닿아서 독송하는 맛이 난다”는 조윤제 씨(61, 진여화) 모두 금강경 육조해 독송 수행에 흠뻑 빠져있다.

화명선원 주지 무거 스님은 “육조해를 끊임없이 공부하고 그 뜻을 새기며 독송을 이어가다 보면 언젠가 지혜의 꽃이 활짝 피어나는 시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동참을 권유했다.
051)335-7112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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