祖師의 心印이 땅에 떨어졌으니
佛日西傾하니 祖印墮地로다
來留化跡하니 何處又逢하리오
불일이 서쪽으로 기우니 조사의 심인이 땅에 떨어졌구나.
와서 교화의 흔적 남겨두셨으니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나리오.
새삼 고인들의 임종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당나라 때 보화 스님의 열반모습은 그대로가 법문입니다. 보화 스님이 거리에 나가 사람들더러 장삼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매번 장삼을 주었으나 보화 스님은 그 때마다 필요없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임제 스님께서는 원주를 시켜서 관을 하나 사오게 하고는 보화 스님이 돌아오자 말씀하셨습니다.
“내 그대를 위하여 장삼을 장만해 두었네.”
그러자 보화 스님은 곧 스스로 그것을 짊어지고 나가서 온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외쳤습니다.
“임제 스님께서 나에게 장삼을 만들어 주었다. 나는 동문으로 가서 세상을 떠나리라.”
시내 사람들이 다투어 따라가보니 보화 스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은 가지 않겠다. 내일 남문으로 가서 세상을 떠나리라.”
사흘을 이렇게 하니 사람들이 아무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나흘째 되는 날 따라와서 보려는 사람이 없자 혼자 북문으로 나가 관 속으로 들어가서 길 가는 행인더러 뚜껑에 못을 치게 하였습니다. 삽시간에 이 소문이 퍼져서 시내 사람들이 쫓아가서 관을 열어보니 몸은 빠져 나가버렸고 공중에서는 요령소리만 은은히 울릴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아무도 없는 곳에서 흔적없이 가고자 한 것이 조사의 가풍인 것입니다. 서암 대종사 역시 이러한 임제선풍을 이어온 이 시대의 선지식이셨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남기실 말씀을 묻는 시자에게 “그 노장 그냥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고 하신 것입니다.
頓悟門中一擲身하니 石鼎蒸茶獻宗師로다
돈오문중에 한 몸을 던지셨으니 돌솥에 차를 달여 종사께 올립니다.
조계종 종정 도림 법전 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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