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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서암스님 원적 - 총무원장 조사

기자명 법보신문
화두가 없으면 산 송장이라 하셨으니

스님은

猶如滿月顯高曦陽山이시니

慧光邊照十方하여 度無量衆生하십니다.

가히 희양산에 높이 뜬 둥근달 같으시니

지혜광명이 시방 끝에 두루 비춰 무량한 중생을 제도하십니다.

이제 스님은 상주어적정(常住於寂靜)에 드셨으니 상음법감로(常飮法甘露)하시고 안주보련화(安住寶蓮華)하시겠습니다.

그러나 스님!

여래자(如來者)는 무소종래(無所從來)하고 역무소거(亦無所去)한다 하셨으니 유심자비(有深慈悲)하신 스님께서는 어서 오셔서 격무상법고(擊無上法鼓)하여 종도와 종단은 물론 이일체세간(利一切世間)하시옵소서.

오늘 소납이 영결식장에 서니 스님이 남기신 말씀과 삶의 모든 것들이 수행의 지침과 교훈이 되어 우리들 가슴에 다시 살아납니다.

“중은 화두가 생명이니 화두가 없으면 산 송장이다”라고 하시었으며, “이불 깔고 자려고 생각하면 공부하는 수좌가 아니다”라고 하시어 방일(放逸)을 경계하고 근수정행(勤修精行)을 독려하셨습니다. 한때는 잘 먹고 잘 입으려고 중된 것이 아니니 고무신 꿰매어 신듯 순수하고 검박하게 사는 것이 중노릇임을 강조하셨으며, 스님 또한 항상 그렇게 사셨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많이 아는 것은 귀한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귀한 것은 아는 것을 다 털어버리는 것이다”라고 하시며 지적 오만과 편견의 함정을 경계하셨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남을 이기는 것은 용기있는 것이다. 그보다 더 큰 용기는 남에게 져주는 것이다”라고 하시며 대기대용(大機大用)을 통한 대중화합을 강조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30세 젊은 나이에 계룡산 나한굴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지만 한순간 환희와 탄성으로 마무리하고 게송을 지어 상을 내지 아니하시고, 마지막 열반의 말씀마저 거두시는 것으로 안주평등상(安住平等相)한 가운데 말없는 말로써 광발대비심(廣發大悲心)하셨습니다.

그렇게 조용히 안주평등상(安住平等相)한 가운데 사시는 스님께 대중은 무리하게 간청을 드려 ‘종정’에 추대드리니, 자타(自他)가 일여(一如)하므로 종단의 일이 나의 일이 아닌 것이 없다는 평소의 신념으로 거부 의사를 철회하시고 종단의 화합과 개혁을 실천하려 하셨던 깊은 뜻을 우매하여 그때 우리는 알지 못했지만, 유유제불(唯有諸佛)은 능증지(能證知)하셨고, 지금 대중은 그때를 깊이 성찰하고 있습니다.

스님!

광발대비심(廣發大悲心)하시어 스님이 이룩한 이 청정한 도량, 봉암사에 다시 오셔서 무량자재(無量自在)함으로 항상 불이(不二)의 법문을 여시고 많은 납자들이 관찰진실의(觀察眞實義)하도록 건립지혜당(建立智慧幢)하소서.

삼가 큰스님의 각령전에 분향하여 정례드립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 장 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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