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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아미타불’ 염불소리, 내설악 새벽을 깨우다

기자명 법보신문
  • 정진
  • 입력 2007.08.13 10:40
  • 댓글 0

전국염불만일회, 10차년도 성지대회 현장

<사진설명>아침 해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한 염불행자들이 만해마을 산책로에서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며 행선염불을 하고 있다.

 “이 역사적인 만일 결사에 부처님께서 함께 하시고 이 땅의 모든 인연 중생들이 저희들의 큰 뜻에 동참할 수 있도록 가피를 내려주시옵소서. 저희들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매일 아미타불을 부르며 염불만일을 기필코 이루어 이 땅에 사는 모든 산 생명들이 부처님의 자비 안에서 밝은 깨달음을 성취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오늘 이 날을 위해 천리 먼 길을 멀다않고 달려온 모든 이들이 참 불교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시옵소서.”

1998년 8월 6일 시작해 2025년 12월 21일까지 날마다 염불하겠다고 서원을 세운 전국염불만일회 염불행자들이 한 목소리로 정진발원문을 낭독하는 소리는 여느 해처럼 우렁차고 경건했다.

건봉사, 대원사, 불국사 등 매년 여름이면 찌는 듯한 무더위를 벗 삼아 전국의 염불성지를 찾는 염불행자들의 성지대회가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렸다.

300여 염불행자 대회 참여

바다로 산으로 많은 인파가 본격적으로 여름휴가를 떠나던 지난 7월 29일. 대회가 열리기 전날까지 주룩주룩 내리던 비가 그치고 염불행자들을 반기는 내설악의 푸른 초록빛들은 따사롭다 못해 뜨거운 에너지를 내뿜고 있었다.

‘힘차게 신나게 멋있게 염불합시다’를 주제로 27년 5개월이라는 염불결사 대장정 10년째를 맞아 만해마을로 모여든 300여명의 염불행자들은 이제 매년 여름휴가 때 만나는 ‘휴가 동지’다. 전국 각지에서 만해마을로 여러 대의 대형버스가 도착하고 염불행자들은 눈에 익은 얼굴들과는 반가운 인사를, 새 얼굴들과는 환영의 인사를 교환하며 입재식을 위해 강당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폭염 속 염불결사 의지 굳건

입재식에 이어 바로 시작된 염불정진은 저녁예불까지 계속 이어졌으며 몇몇 염불행자들은 밤이 새도록 ‘나~무아미타불’을 외며 내설악의 어둠을 환히 밝혔다.

특히 이번 백담사 만해마을 성지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둘째 날 새벽예불 후에 90여분동안 만해 스님의 산책로에서 진행된 행선염불정진이었다. 아침 해가 뜨기도 전 설악의 새벽을 깨우는 ‘나~무아미타불’ 소리와 북, 장고, 목탁소리는 한 여름의 더위를 잊고 설악의 청정한 기운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는 최고의 정진시간이었다.

흥과 재미가 어우러진 염불정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열기를 더해갔다. 쉼 없이 염불정진이 이어지고 또다시 어둠이 내리자 염불행자들의 두 손에 촛불이 하나씩 주어졌다. 입으로는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며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는 촛불행진은 서로를 격려하고 앞으로의 정진을 다짐하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기억됐다.

새벽 행선염불로 더욱 정진

성지대회에 올해로 9회째 참여하고 있는 대구에서 온 장순자(58) 씨는 “처음 참석했을 때만해도 40대였는데 이제 환갑이 다되어간다”며 “앞으로 만일결사 회향까지 무사히 마치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생의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참가한 서울에 사는 민옥란(51)씨는 “이번 성지대회를 통해 하심하는 방법을 배웠다”며 “늦게 합류한 만큼 성지대회에서 뿐 아니라 평소에도 열심히 염불해서 뒤쳐진 염불 수를 채워나가야겠다”고 서원했다.

아쉬움 뒤로하고 내년 기약

마지막 날의 아쉬움을 대변하는 듯 마지막 밤 역시 강당에서는 밤늦게까지 염불소리가 이어졌고 이번 대회 회향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염불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나~무아미타불’을 매일 1만 독송하며 이 땅의 불국정토를 발원하는 염불행자들은 18년 뒤 회향 날까지 여법하게 이뤄내겠다는 결연한 수행결사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짐하며 내년에 만나자는 약속을 남긴 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인제=안문옥 기자 moonok@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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