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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인터뷰-봉선사 주지 철안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음해성 정치공작 즉각 중단하라”
금품수수는 만든 말…한 점 부끄럼 없다
호법분과위는 ‘월권’…순수성 되찾아야

오는 8월 31일 주지후보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앞두고 있는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가 최근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말사주지 품신대가로 금품수수, 사패산 보상금 전횡, 각종 불사금 횡령 등의 의혹이 불거져 나오면서 교구본사로서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종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봉선사 주지 철안 스님이 8월 14일 종무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이번 사안과 관련한 답답한 심경을 털어놨다.

철안 스님은 “이번 사안은 말사주지품신에 불만을 품은 일부 스님들이 봉선사를 흔들어보려는 정치적 음모로 볼 수밖에 없다”며 “현재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스님은 이어 “각종 음해성 의혹이 제기돼 현재 이와 관련된 반박 자료를 봉선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며 “총무원 호법부나 사회부에서 자료를 요구한다면 언제든지 공개할 뿐 아니라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님은 “정치적 목적이 농후할 뿐 아니라 권한 밖의 일을 하고 있는 조계종 중앙종회 호법분과위원회의 조사에는 협조하기 어렵다”며 “이는 봉선사 뿐 아니라  교구본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봉선사를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종단 안팎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구장으로서의 심경은?
“봉선사의 큰 어른이셨던 운허 스님은 파벌을 짓지 말 것을 유언으로 남기시면서 문중간의 화합을 강조하셨다. 이런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지난 4년간 주지로서의 소임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우리 승가사회는 산의 계곡보다 더 골이 깊은 계곡이 자리 잡고 있다. 자신의 요구가 받아지지 않으면 남을 모함하고 헐뜯는 게 현실인 것 같다.”

▷결백을 주장하면서 호법분과위원회에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뭔가.
“교구본사는 여러 가지 위상을 고려해야 한다. 음해성 진정 1~2건이 들어왔다고 해서 호법분과위원회에서 모든 교구본사를 상대로 전면 조사를 한다면 종단이 바로 설 수 없다. 교구본사의 자치권과 위상을 인정해줘야 한다. 호법분과위원회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것은 이런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함이다. 현재 봉선사 홈페이지에 그 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혹과 관련 이를 해명하는 전자북을 만들어 누구든지 볼 수 있도록 공개한 상태다. 만약 종단 호법부나 사회부에서 구체적인 해명자료를 요구한다면 모두 제출할 생각이다. 그러나 정치적 성격이 농후한 호법분과위원회에는 자료를 제출할 용의가 없다. 만약 준다 해도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누가 무좀 있다니까 발 잘라 해부하자는 꼴”

▷호법분과위원회의 활동은 진정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종도들을 대표해서 종회의원들이 각종 의혹을 밝히는 것은 당연한 책무일 수 있다. 그럼에도 정치적 의도가 짙다고 보는 이유는.
“진정에 포함된 의혹들은 이미 본사내에서 대중공사를 통해 오해가 해소되고 또 일부는 법원 판결로도 문제가 없음이 밝혀졌던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최근 있었던 말사 주지 품신과 관련해 불만을 품은 일부 스님들이 문제를 크게 부풀리고, 왜곡시키고 있다. 여기에 음해성 진정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간주하고 호법분과위원회는 자신들의 활동영역을 넘어 전면조사에 나서고 있다. 마치 지나가던 사람이 ‘저 사람 발톱에 무좀 있는 것 같아’라고 하자 ‘칼로 다리를 잘라 해부해 보자’고 하는 꼴이다. 백번 양보해서 호법분과위원회가 정당성을 얻으려면 호법부에서 이를 조사토록하고 조사가 미진한 부분에 대해 지적해야 한다. 그러나 호법분과위원회는 재정, 회계, 불사에까지 모든 영역을 조사하려고 한다. 이는 명백한 월권이다.”

▷진정에 의하면 사패산 보상비로 받은 일부의 돈을 전횡했다고 한다. 즉 총무원 사회부로부터 ‘생태문화환경연구사업계획’ 명목으로 받아간 5억 원에 대한 출처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어디에 사용됐나.
“이 문제는 사패산 보상비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2003년 12월 사패산 관통도로 반대운동이 끝난 뒤 회룡사는 피해보상을 요구하면서 약 30억원에 달하는 ‘장기마스터플랜’을 제출했지만 의정부시는 전통사찰보존법에 따라 2억5000만원 이상은 지원할 수 없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그러자 회룡사는 크게 반발했고 다시 문제로 불거졌다. 이에 교구본사 주지로서 이 문제를 책임지고 처리하겠다며 총무원과 회룡사로부터 법적 위임을 받아 시공사와 직접 협상에 나섰다. 이를 위해 봉선사, 환경단체 실무자 12명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꾸렸고, 환경전문 변호사도 선임해 법적공방을 이어갔다. 이후 몇 개월간 시공사와 끊임없는 협상을 진행했고, 시공사로부터 ‘사찰환경기금’이라는 명목으로 20억 원의 돈을 받아 냈다. 이후 위원회는 이 돈을 총무원, 환경단체, 장학금 지급, 봉선사, 회룡사 등으로 할당해 각각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이 돈을 분할 합의할 당시, 최근 진정을 제기한 화광 스님도 동의하며 직접 서명을 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기는 관련 없는 것처럼 하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인데 어찌 순수하게 볼 수 있나.”

“호법부에서 요청하면 모든 자료 공개”

<사진설명>철안 스님은 지난 4년간 거마비, 법문비 등을 모두 모았으며 이를 승려노후복지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당시 환경운동에 동참했던 보성 스님으로부터 횡령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보성 스님이 봉선사를 계속 찾아와 돈을 요구하고 행패를 부렸다. 그리고 돈을 주지 않으려면 수말사의 주지 자리를 보장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완강히 거부했다. 그랬더니 합의로 받은 돈을 문제 삼으며 고소를 했다. 그러면서 이 합의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위원회의 공식 합의를 통해 집행된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고 법원에서도 결국 무혐의 처리됐다. 다만 여론에 부담을 느낀 환경위원회가 이 돈을 ‘수행환경기금’이라는 공적 기금으로 조성하자는 제안을 해 와 이에 동의했다. 그러나 이미 집행된 돈에 대해서는 인정하기로 했다.”

▷사회부에 입금시키는 그 날짜에 봉선사는 ‘생태환경문화사업계획’이라는 명목으로 5억원을 가져갔다. 그리고 이 사업계획은 부실로 밝혀져 문제가 되고 있다. 5억 원은 어디에 사용된 것인가.
“사찰환경기금 중 봉선사는 배당된 5억원을 각종 불사 등에 이미 집행한 상태였다. 사찰의 환경을 정비하는 것도 사찰환경기금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뒤늦게 환경위원회에서 우선 종단으로 돈이 입금된 후 사용됐다는 증빙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어떻게 이미 집행된 것을 거꾸로 맞출 수 있느냐며 못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종단에서 부랴부랴 ‘생태환경문화사업계획서’를 만들어 증빙으로 첨부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서류에 도장을 찍은 적이 없다.”

▷5억원에 대한 사용내역은 가지고 있나.
“물론 있다. 호법부나 사회부에서 자료제출을 요구한다면 언제든지 제출할 수 있다.”

▷호법분과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7개 말사 주지 스님들을 참고인 조사한 결과 말사주지품신 대가로 1억원을 수수했다는 정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품신 대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인가.
“이제껏 그렇게 살아오질 않았다. 개인적 욕심이 없다. 실제 주지가 된 이후 각종 회의에 참석하면서 받은 거마비, 법문비, 해외출장에 나갔다가 받은 돈 등을 봉투 채 모아 놓고 있다. 그 돈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주지 직을 회향할 때 본사 복지기금으로 보시할 계획이다. 수좌로서 부끄럽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나는 요청에 의해 주지가 됐고 지난해 이미 봉암사 선방에 방부를 들여 놓은 상태다. 그러니 매관매직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이번 진정은 음해를 목적으로 각본에 의해 짜 맞춰진 것이다.”

▷진정이 각본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단정하는 이유는.
“진정이 제기될 무렵, 실제로 특정 사찰에서 돈을 보내온 적이 있었다. 이 돈이 무슨 뜻인지를 알기 위해 보낸 사람에게 연락을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증거를 남기기 위해 일단 사진을 찍고 보낸 사람의 도반을 통해 되돌려 보낸 적도 있다. 이를 두고 말사주지 품신 대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ㅁ’ 사찰 전 주지는 내가 은사 스님처럼 모시는 분이었다. 그분도 진정에 참여했는데 알고 보니 특정인이 찾아와서 ‘본사 주지가 돈을 요구해 줬다라고 답하라’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했다고 답변했다. 어이가 없었다. 만약 그 분이 돈을 줬다면 그 분이 주지가 됐어야지 그분의 사제가 주지로 임명되지 않았나. 그 뿐만이 아니다.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다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등 온갖 음해를 해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진정서는 각본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음해성 진정이라는 증거를 확보하고도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
“교구본사 주지가 음해성 진정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고 법적 시비를 가리려한다면 스스로 본사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행위일 뿐이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운허 큰 스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면서 지내고 있다.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

▷불암사에서 받은 5000만원의 교구발전기금도 거짓 증언으로 보는가.
“그것은 사실이다. 그 돈은 처음부터 교구 국장들과 종무회의를 통해 받은 것이다. 그러나 그 돈은 어떤 대가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받은 돈이 아니라 순수하게 교구발전 기금이다.”

▷봉선사에서 과거 교구발전기금을 받은 적이 없었다. 특히 수말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다음 주지를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본사에서 요구하는 교구발전기금을 거부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교구발전기금은 불암사에서 자발적으로 낸 돈이다. 사실 봉선사는 수말사의 도움 없이는 운영이 어려운 본사이다. 특별한 수입원이 없는 상태에서 70여명의 대중들이 살고 있고, 또 능엄학림도 운영하고 있다. 재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중 수말사에서 본사 운영을 돕기 위해 자체적으로 1년 교구발전기금을 책정해 지원하기로 결의했던 사안이었다. 그 첫 번째로 불암사에서 교구발전기금을 냈던 것이다.”

▷이 돈의 사용내역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교구발전기금은 본사통장으로 입금돼 공금으로 사용됐다. 각종 불사 등에 투명하게 사용됐다. 11월 종정감사에서 사용내역을 정확히 밝힐 것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파주 보광사 주지 품신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즉 문중 간 합의를 깨고 주지 품신을 했다는 주장이다. 그것이 사실인가.
“문중간의 합의가 이뤄진 적이 없었다. 파주 보광사 주지 임명을 두고 봉선사 내 5개 문중의 대표들이 논의를 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던 중 5개 문중 대표들로부터 보광사 주지 임명에 대한 권한을 위임받았다. 보광사 주지품신은 우선 문중간의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임시적으로 절을 맡아 운영할 사람을 찾았던 것이다. 그런 뒤 문중간의 합의가 이뤄진다면 정식으로 주지 발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에 적합한 인물을 선택한 것이다.”

▷그렇지만 당초 ‘ㅈ’ 스님이 보광사 주지로 내정돼 있었고 실제 주지 스님도 ‘ㅈ’ 스님을 찾아가 보광사 주지를 맡아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주지가 바뀐 이유는 뭔가.
“보광사 주지를 두고 문중간의 의견이 엇갈려 ‘ㅈ’ 스님을 찾아가 문도의 중진으로서 중간자적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그럴 뜻을 보였다. 그러나 ‘ㅈ’ 스님은 주지로 이름만 올릴 뿐 절의 실제 운영을 문중 대표들이 반대했던 종회의원 ‘ㅎ’ 스님에게 맡기겠다고 했다. 이는 문중의 큰 혼란을 불러올 것으로 판단했다. 당장 특정 문중의 대표 스님이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래서 ‘ㅈ’ 스님을 보류하고 다른 스님을 주지로 품신했다.”

“이제 다시 수좌로 돌아갈 것”

▷호법분과위원회에 의하면 ‘ㅈ’ 스님에게 날짜 없는 ‘주지직 사퇴서’를 요구해 이를 거부하면서 주지가 바뀌었다고 주장하는데 사실과 다른가.
“주지직 사퇴서를 요구한 것은 사실이다. 당시 보광사 주지는 문중간의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임시로 맡는 것이었다.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불씨를 막기 위한 장치였다.”
▷현 주지 초격 스님에게도 주지직사퇴서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같은 이유에서 인가.
“그렇다. 초격 스님은 이 같은 사실에 충분히 공감했고, 동의했다.”

▷교구본사 주지 재임을 포기한 것으로 안다. 이번에 제기된 진정 때문인가.
“그렇지 않다. 재임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봉선사의 혼란기에 주지를 맡아 안정화 시키고, 각종 불사를 원만하게 회향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재임기간 동안 일주문을 건립했고 청풍루 기와를 새로 단장했으며, 유치원도 다시 정비하는 등 본사로서의 사격을 어느 정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이제 수좌로 돌아가려고 한다.”

▷본사 주지로서 4년간을 되돌아본다면.
“운허 큰 스님의 유지를 받들면서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노력했다. 또 본사발전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승려노후복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려고 했다. 기금을 조성하고 스님들의 노후를 위한 보험도 가입했다. 오는 8월 25일 개최하는 작은 음악회도 스님들의 노후복지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종단에 바라는 점은
“우리 종단은 정치적으로 성숙될 필요가 있다. 특히 선거풍토가 바뀌지 않으면 종단의 미래는 없다. 선거를 앞두고 불신과 반목, 갈등이 팽배해 진다면 우리 종단은 날아가는 화살보다 더 빨리 무너질 것으로 본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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