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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독, 습이 드니 지혜의 길 활짝”

기자명 법보신문
  • 정진
  • 입력 2007.09.10 10:30
  • 댓글 0

약사사 금강경독송회 1000독 하던 날

<사진설명>1000 이라는 숫자보다 하루도 빠짐없이 정진을 이어나간다는 것이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1일 4독씩 1만독을 향해 가는 이들 정진은 2013년 11월 2일까지 계속된다.

불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목표를 세워 정진을 발원해 본 경험이 있듯 게으른 탓으로 발원했던 마음이 유리 조각처럼 산산조각 난 경험도 여러 번 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처음 발원의 마음으로 무사히 회향까지 할 수 있을까.

지난 8월 31일. 2006년 12월 29일부터 금강경을 하루 4독씩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하루도 빠짐없이 그 발원을 이어온 이들이 9개월 만에 1000독 1차 회향을 맞았다. 1만독을 목표로 했으니 2013년까지 10차의 회향을 거쳐야하지만 1차 회향과 1000독이라는 수에서도 느껴지듯 이들에게 오늘은 그 어떤 날보다도 의미 깊은 날이다.

작년 12월 입재…하루 4독씩

오후 7시가 되자 개화산 약사사 대웅전에 금강경일만독송회 회원들의 금강경 독송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진다.

“…금강반야바라밀경 여시아문 일시불 재사위국 기수급 고독원 여대비구중 천이백 오십인구 이시 세존 식시 착의지발 입사위대성 걸식 어기성중 차제걸이 환지본처 반사흘 수의발 세족이 부좌이좌…”

처음 독송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함께 독송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제법 베테랑답게 호흡이 척척 맞는다. 스스로 정진하고 또 함께 정진한 결과다.

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발원

“사실 혼자 정진하다보면 세상사에 휘둘려 자꾸 타협하게 되죠. 저 역시 가정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에서 직장 생활까지 하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모를 때가 많습니다. 이제 습관이 될 때도 된 듯 하지만 또 다시 언제 게으름을 피울지 모르죠. 그래서 매일 매일 더욱 정진하겠다는 서원을 세우죠.” (민인숙·43·발산동)

처음 발원의 마음을 회향까지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일을 새롭게 정진하겠다는 서원을 세우는 것이 정진의 비결인 것이다.

특히 『금강경』을 독송하는 여러 모임이 있지만 약사사 금강경독송회만의 독창적인 면이 있다. 바로 금강경을 한 번씩 독송할 때마다 회원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정한 금액을 적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10원부터 500원까지 적립금은 개별적으로 차이가 나지만 어려운 이웃과 사찰 불사에 보탬이 되자는 뜻으로 생각해낸 회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다. 몇 백 원의 콩나물 값도 아끼려는 주부들에게 다소 부담이 되는 금액이지만 회원들 모두들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고 있다.

적립금과 성적표 보며 정진

또 금강경 맨 뒷장에 한 번 독송할 때마다 체크하는 회원들만의 동그라미 표시는 고스란히 자신의 정진 성적표가 된다.

회향 이후 9월 7일 다시 2000독을 향해 새롭게 입재하는 회원들. 1000독 이후에는 독송만이 아닌 그 의미를 더욱 깊게 이해하기 위해 약사사 대웅전에서 오후 4시부터 금강경 강의도 시작한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다함께 발원한 이후 서로 이끌어주고 밀어주고 하다 보니 어느새 1000독이 됐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 길은 힘들거나 괴로운 고통 길이 아닌 행복하고 감사하는 정진의 길입니다.” 약사사 금강경일만독송회를 이끌고 있는 이근착(61·향운)씨의 말이다.
 
하루에 금강경을 몇 독하고 몇 천배를 하겠다는 무리한 목표에 앞서 꾸준히 작은 발원을 이어나가는 이들이 진정한 불자의 모습이 아닐까. 2013년 11월 2일 1만독 회향의 날까지 약사사에는 고요하고 우렁찬 독송소리가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안문옥 기자 moonok@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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