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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동산 스님 수행가풍 잇는다

기자명 법보신문
  • 선정
  • 입력 2007.10.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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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찰대본산 범어사 ‘토요참선회’ 수행현장
재가불자 50명 매주 철야…강의·좌선 실수

<사진설명>범어사 토요참선회 회원들이 철야정진에 앞서 율원장 지오 스님의 강의를 듣고 있다.

한국 근현대 선불교의 중흥조 경허 스님이 수선사를 설립하고, 한국전쟁 당시에도 동산 스님이 제방의 수좌들을 제접하며 선찰대본산의 명맥을 이어온 부산 범어사. 범어사에는 긴 세월 선종사찰의 명맥을 이어온 수많은 운수납자들 뿐만 아니라, 이곳이 선찰대본산임을 입증하는 또 다른 선객들이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밤을 잊은 채 가부좌를 틀고 앉아 법등을 밝히는 토요참선회(회장 박동규) 정진 대중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범어사 토요참선회는 1996년 첫 모임을 시작해 올해로 11년째 매주 토요일 참선하는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수행모임이다. 묵묵히 정진을 이어오며 범어사의 대표적인 재가불자 단체로 성장한 것은 물론, 2005년 범어사에서 열린 설선대법회 이후 참선 수행에 동참하는 재가선객들이 급증하면서 이제는 불도 부산을 대표하는 수행모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범어사 토요참선회에서는 이제 갓 수행에 입문한 대학생 초심자에서 백발이 성성한 구참자까지 연령과 직업을 초월해 참선 하나로 도반이 된다. 수행자들은 매주 토요일 동산 스님이 깨달음을 얻은 대나무 숲을 지나 범어사 보제루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는 새벽 별이 뜰 때까지 옛 선지식이 그랬던 것처럼 선정삼매에 든다.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열대야의 더위나 엄동설한의 추위에도 이들은 어김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매주 50∼70명 정도가 모이고 있으며, 입선 시간에 늦는 도반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여느 선방과는 달리 출입문을 늘 열어 놓고 있다.

범어사 토요참선회는 토요일 오후 7시∼10시까지 지도법사의 법문을 듣거나 참선 수행과 관련한 공부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철야정진을 한다. 총무 곽성은 씨(49·지연화)는 “토요일마다 철야정진이 끊이지 않으면서 참여하는 대중들도 늘어나고 화두를 드는 힘도 더 생긴다”며 토요일 철야정진이 수행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토요참선회는 매월 첫째 주에 범어사 율원장 지오 스님이 강의를 하고, 둘째 주와 셋째 주에는 범어사 포교국장 무관 스님의 참선 강의가 이어진다. 그리고 넷째 주에는 불무도배우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초심자들은 구참자가 자세하게 인도하며 도반간에 탁마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청중 소임을 맡은 동의대학교 교수불자회 참선모임을 이끌고 있는 강경구 교수가 초심자들을 대상으로 좌선에 대한 일반론과 수행법을 지도할 때면 긴장했던 초심자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오르기도 한다. 토요참선회는 또 초심자나 일반 불자들을 위해 선 수행 입문서 『선(禪)』을 자체 발행해 보급하며 간화선 수행풍토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천하는 불자답게 봉사화 신행활동에서 앞장서며 재가불자들의 바람직한 신행모델을 정립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참선철야정진에 참여하고 있는 박계선 씨(49·선혜장)는 “한국불교에 큰 발자취를 남긴 선사들이 수행했던 도량에서 정진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환희심이 난다”며 “저녁부터 새벽까지 정진할 때의 행복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철야정진에서 얻는 행복감을 설명했다. 또 지난 4월 범어사를 참배하러 들렀다가 우연히 토요참선회를 알고 수행을 시작한 정승안 씨(25)도 “스님의 가르침과 구참자들의 조언 덕분에 일주일 동안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 됐다”면서 “이제 친구들에게도 참선의 기쁨을 소개하고 권할 자신감이 생겼다”며 참선수행 홍보에 나설 뜻을 밝혔다.

선찰대본산의 재가수행자 모임인 토요참선회를 이끌면서 옛 선사들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는 박동규 회장은 “수행을 하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회원들이 자신들의 수행을 스님들로부터 점검 받고 지도받는 과정을 체계화해서 수행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수행과 점검 그리고 탁마의 장이 어우러진 수행모임으로 이끌어가겠다고 향후 토요참선회 운영계획을 설명했다. 051)508-3122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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