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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6일 3000배 참회 철야정진

기자명 법보신문
  • 정진
  • 입력 2007.10.08 12:46
  • 댓글 0

교직원-학생 등 60여 명 정각원서
매월 첫째 토요일 정기 수행모임化

10월 6일 오후 8시. 남산 목멱골 가득 어둠이 내려앉았지만 동국대 정각원에는 환하게 불이 밝혀졌다. 최근 신정아 사건과 불교대학 교수의 공금 횡령 사건 등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동국대학교의 교직원과 학생들이 마음을 새롭게 다지는 참회정진의 자리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날 8시경부터 한 사람씩 모이기 시작하더니 30분이 채 되지 않아 법당 안에 깔아놓은 60여 개의 좌복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버렸다.

이날 법회를 준비한 정각원 조교는 “법회를 준비하면서 사람들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다”며 “60석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철야 3000배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날 정진 법회는 수행단체인 ‘불력회’를 이끌고 있는 역경원의 박종린 법사가 “정각원을 중심으로 학교 내에서 수행문화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한 것을 정각원이 흔쾌히 수락함으로써 열리게 됐다.

박 법사는 “최근 학교 안팎에서 안좋은 사건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며 많이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이번 일들을 위기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교직원, 학생, 동문, 일반 재가불자들까지 모두가 변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에 이번 법회를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3000배 철야정진 법회는 108참회문으로 시작했다. 이 자리를 제안한 박종린 법사가 목탁을 잡고 참가자들의 참회기도를 이끌어 냈다. 그 뒤로 정각원장 종호 스님과 정각원, 대각전 조교 스님들도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힘껏 참회의 목소리를 냈다.

종호 스님은 “최근의 사건들에 대해 학교 구성원으로써 학교 동문들과 불자들에게 참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매달 많은 사람들이 수행자로서 마음을 하나로 모아 정진한다면 부처님의 원력으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법회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108참회문을 끝낸 9시경부터는 본격적인 3000배를 시작했다. 종호 스님과 박 법사는 정진에 앞서 “3000배는 결코 쉽지 않다”며 “각자의 근기에 맞게 절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참가자들에게 거듭 당부했다.

사람들은 부처님 앞에 1배 1배 참회의 절을 올리며 ‘나무아미타불’의 명호를 불렀다. 있는 힘껏 부르는 그 소리에는 여느 수행현장에선 볼 수 없는 절절함이 실려 있었다. 고요한 목멱골의 밤을 깨우는 소리에 지나가던 주민들과 학생들이 수시로 정각원을 찾아 사람들의 정진모습을 지켜봤다. 그 중 일부는 수행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들의 정진은 밤 12시가 넘어 새벽 4시 새벽예불까지 이어졌다. 처음 시작을 함께했던 60여 명 중 약 40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새벽 회향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3000배 참회 정진에 동참한 불교학과 4학년 전선영 학생은 “그동안 언론에 비춰지는 학교의 모습을 지켜보며 창피하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면서도 “누구를 탓할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참회하고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법회에 참석했는데 3000배를 하다 보니 정말 힘들었지만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박 법사는 “지금까지 동국대학교가 종립대학이라고는 해도 자체적인 수행모임이나 수행의 자리가 없었다는 사실은 모두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며 “오늘 법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3000배 철야정진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종호 스님도 “서울 시내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좋은 법당의 문을 닫아 놓고 있으면 되겠느냐”며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이런 수행법회를 많이 마련해 이론을 몸으로 실천하는 참다운 종립학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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