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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보도와 불자들의 자세

기자명 법보신문

덕 진 스님
정토사 주지

신정아라는 한 맹랑한 젊은이로 말미암아 우리 교계가 느끼는 불쾌감은 감내할 수준을 넘고 있다. 사람이 둘이나 생명을 잃고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던 아프간 인질사태의 책임문제는 잊은 지 오래고 코앞으로 다가온 대권도 신정아 보다 덜 중요한 듯 거대 언론들은 거의 석 달 가까이 그들의 작은 부분까지 캐고 또 캐고 있다.

거대 언론들이 신정아를 마치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인물이거나 모든 국민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위대한 사람으로 착각하는 듯하다. 그렇기에 신정아 패션이 어떻고 가방이 얼마짜리니, 또 누구와 메일 상에서 호칭을 어떻게 썼는지 등 법과도 관련이 없고 국민 전체에 끼치는 영향도 없는 것들을 선정적으로 쓰고 있다.

그러면서 동국대와 불교 전체가 범죄에 연루된 듯 한 논조로 지면을 도배하며 호도하고 있다. 물론 동국대 운영의 중심에 있는 분들이 부탁 정도 수준의 관련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결론이 난 사안도 아니고 또 그것이 법에 위배되는 중대 사안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만에 하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분들은 그에 상응하는 참회나 의사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추문과 제주 관음사, 공주 마곡사 등과 관련된 문제의 원인을 우리 안에서 짚어보자면 승단이 사찰 재정과 인사 등을 투명하고 원칙적으로 집행하지 못했고 승려의 자질 관리도 철저하지 못한데 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 종단내 문제를 세간으로 확산시켜 사회 언론이나 사회 법정에 내맡기는 잘못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 불교 승단이나 신도 모두가 사회를 선도하지 못하고 사회를 움직이는 불자 인재를 키우지 못한 것도, 현재 불자의 단결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통감해야 한다. 그리고 인재를 키우는 포교에 더욱 더 매진해야 한다. 이런 점을 종단과 승가 모두가 발로 참회하고 철저한 방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로 전체 불교 교단이 위축되어선 안 된다. 이런 일에 관련된 스님은 종단의 2만여 스님들 중 몇몇에 불과하다. 나머지 스님들은 치열하게 수행에 매진하고 있음을 우리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우리 승단 전체는 몇몇의 언론들이 비하할만한 무게의 집단이 아니란 걸 분명히 하고자 한다.

수많은 자동차 중에서 몇 대가 사고를 냈다고 해서 자동차를 안 탈수는 없다. 또 수많은 음식 중에서 가끔 부패하여 식중독을 일으켰다고 해서 음식을 먹지 않을 수 없듯이 몇몇 스님의 잘못을 보고 삼귀의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불자들에게도 당부하고 싶다. 대다수의 스님들은 올곧게 수행의 길을 걷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수행과 교화의 일선에 있으니 초심으로 돌아가 삼보께 의존하라고 이르고 싶다. 또 스님들을 믿고 단결해서 한낱 흥미만 좇아가는 천박한 언론들에게 단합된 모습을 바탕으로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밧지’족 사람들에게 칠불쇠법(七不衰法)을 가르쳐 준적이 있다. 부처님은 “첫째, 자주 모임을 갖고 서로 바른 일에 대해 의논하고, 둘째 임금과 신하가 공명정대하고 아랫사람들은 윗사람들을 존경하는 기풍이 있으며, 셋째 옛 풍습을 지키며 예의를 존중하고, 넷째 부모를 효도로 섬기고 어른을 존경하고, 다섯째 돌아가신 조상을 받들고 유업 잇기에 노력하며, 여섯째 도덕적이며 음란하지 않고, 일곱째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고, 계율을 지키며 바르게 생활하는데 게으르지 않으면 망하지 않는다”고 가르치셨다.

우리 불자들도 이런 때 일수록 부처님께서 말씀하신바와 같이 스님들을 존중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외부의 그 어떤 극렬한 도전도 물리칠 수 있다고 본다.

대선을 얼마 앞둔 이런 시점에서 얄팍한 흥밋거리로 불교계를 폄하해서 그들이 얻을 것이 무엇인지 우리 불자들 모두는 깊이 생각해야 한다. 이럴 때 일수록 서로 단합해서 불자들의 의사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잘못된 보도는 정정과 사과를 요구하고 일부 특정 종교에 몰입되어 편협하고 저질적 언행을 하는 후보에는 그러한 잘못을 공개하고 불자의 단합된 힘과 모습도 보여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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