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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에선 교수-직원 분별없는 도반일 뿐”

기자명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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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10.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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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대학교 교직원불자회 참선모임
매일 점심 1시간 참선…월 2회 경전 공부

<사진설명>동의대학교 교직원불자회는 매일 1시간씩 참선수행을 하면서 월 2회 경전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대학에는 그 학교에서 손꼽는 명소가 따로 있다. 교내의 주요 건물이나 학교에서 지정한 휴식 공간이 아니더라도 교직원과 학생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세를 타는 곳. 부산 동의대학교에서는 학교와 맞닿아 있는 안국사가 바로 그런 곳이다.

특히 교직원불자회(회장 정보통신공학과 이정재 교수) 회원들에게 있어서 이곳은 ‘교수’와 ‘직원’이라는 허울을 벗어 던지고 오로지 화두 참선에 몰두하며 도반이 되는 곳이다.

가야산 자락 아래로 난 교내 작은 오솔길로 들어서서 숲의 평화로움을 만끽하며 걷다보면 길 끝에 아담한 규모의 안국사가 있다. 안국사 법당에는 매일 점심시간 10여명의 동의대학교 교직원들이 모여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까지 좌선을 하고, 느린 걸음으로 행선을 하며 수행의 시간을 갖는다.

동의대학교 교직원불자회는 지역 대학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임이다. 정기법회를 끊이지 않고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1월부터는 경전공부모임을 만들어 매월 두 차례에 걸쳐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 『금강경』,『반야심경』 등의 경전공부를 통해 부처님께서 깨닫고 가르치신 ‘공’과 ‘연기’를 이해하면서 수행에 튼 힘을 얻고 있다. 이 모임은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연구비를 지원 받을 정도로 다양한 전공분야의 교직원들이 모여 매회 모임마다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참선모임은 경전공부에 참여하는 교직원 중에서 참선 수행을 갈망해온 회원들이 올 초부터 자발적으로 모여 시작했다. 경전을 통해 불교의 핵심 사상인 공과 연기를 이해하고, 수행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참선모임은 여느 재가불자들의 수행모임과는 달리 입선과 방선 시간이 따로 있지 않다. 또 청규를 별도로 제정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특별한 청규가 없어도 매일 점심시간이면 이곳 안국사에서 도반이 되어 수행하고 탁마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정진하고 있다.

수행모임의 지도법사는 불국사 선원장 종우 스님. 교직원불자회 참선모임 수행자들은 “교수라는 상을 앞세우지 말고 수행자로서의 하심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지도법사의 당부를 따라 소리없이 정진에 정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은 또 평일 수행에 이어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범어사 토요참선회 등 지역 수행모임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렇게 수행을 하며 ‘내가 수행한다’는 상마저 철저하게 깨고 있는 것이다.

안국사에서 매일 아침·점심 참선수행을 하며 사실상 수행모임을 이끌고 있는 강경구(선근·49) 교수는 “학교 가까이 사찰이 있어서 시간이 날 때면 늘 찾을 수 있다”며 “교직원불자회 회원들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다른 종교를 갖고 있는 중국인 교수도 수행모임에 참여할 정도로 수행 분위기가 성숙되고 있다”고 참선모임의 현황을 전했다.

올 초부터 시작한 수행모임이 입소문을 타고 학교 곳곳에 알려지기 시작한 때문이다. 유아교육과 전윤숙(40) 교수는 “참선을 하면서 경전의 가르침이 더 깊게 와 닿는다”며 “유아교육에 있어서도 심리적, 환경적 요인이 중요한데 불교 교리공부와 참선을 통한 마음 변화를 교육과 연관시키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수행과 전공학문의 연관성 연구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동의대학교 교직원불자회 원로이면서 부산불교신도회 이사로 활동 중인 한의학과 엄현섭(동산·61) 교수는 “배움의 전당인 대학에서 교직원들이 함께 공부하는 것 자체가 보람이고 불자로서의 기쁨”이라며 “경전 공부와 참선을 하면서 수행의 깊이가 더할수록 교수들의 학문연구도 활발해지고,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기에 앞서 인성을 길러주는 참다운 스승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교직원들의 참선수행이 학문연구와 학생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설명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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