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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팔관재일 복원해야

기자명 법보신문

우리나라 역사공부를 제대로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려 때 팔관회나 연등회 같은 불교의식이 성행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정작 팔관회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절에 오래 다닌 불자도 선뜻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늘 계율생활을 하기 힘든 일반 사람들이 짧은 시간이나마 청정하게 보내도록 마련된 계율법회가 바로 팔관회이다.

팔관회에서 주는 계율은 여덟 가지 항목으로 이것을 팔계, 혹은 팔관재계라 한다. 팔관재계(八關齋戒)에서 관(關)은 단속한다는 의미가 있고, 재(齋)는 닦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 여덟 가지 계율(팔계)을 잘 지니고 닦는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팔계는 남의 목숨을 자비롭게 여기라, 나의 것이 아닌 것을 가지려 하지 말라, 음란한 행위를 하지 말라, 거짓을 말하지 말라, 술이나 마약류를 먹지 말라, 꽃이나 향수 등을 몸에 뿌리고 치장하지 말며, 어지러운 춤과 노래들을 일부러 보고 듣지 말라, 높고 큰 침대와 평상에 앉거나 눕지 말라, 오후에는 음식을 먹지 말라 등이다.

팔계 가운데 다섯 번째까지는 불교신자라면 평상시에도 수지하여야 하는 오계(五戒)이며, 나머지 세 가지는 팔관재계 때에만 지키는 계이다. 그런데 오계 가운데 재가신자들에게 해당되는 부부 이외의 다른 사람과 음행해서는 안 된다는 불사음계(不邪淫戒)가 팔관재를 지킬 때만큼은 부부생활을 전혀 하지 않아야 한다는 불음계(不淫戒)로 변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오계를 제외한 나머지 세 가지 계는 우리의 교만심을 없애고 사치스러움을 금하게 하며, 자기를 낮추고, 음식의 고마움 등을 알게 한다.

팔관재계는 하루 낮, 하루 밤 즉, 계를 아침에 받아서 그 다음날 해가 뜰 때까지 지키게 되며 삼귀의를 한 사람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팔관재계는 한 달을 단위로 하게 되는데 지켜야 할 날짜는 음력으로 8일, 14일, 15일, 23일, 29일 30일 모두 6일 낮밤 동안 지키게 되어있다. 그런데 남방과 같은 불교국가에서는 매달 팔관재일을 지키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남아있지 않으며 혹 행사를 하는 곳에서도 제대로 날을 지키고 있지 않다.

비록 하루 낮밤을 지키는 계이지만 조금씩이라도 실천해 나간다면 마치 물방울이 모여 바다가 되듯 마침내 부처님처럼 될 수 있을 것이다. 계는 큰 지혜를 만드는 근본이고, 일체의 선함을 기르는 뿌리라는 경의 말씀을 늘 기억하도록 하자.

송광율원 교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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