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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선원, 실참실수로 ‘수행 1번지’ 꿈꾼다

기자명 법보신문
  • 정진
  • 입력 2007.12.12 15:38
  • 댓글 0

11월 30일 개원 ‘자비선원’ 수업현장

수행자들 열기 모아 종로에 공간 마련

매주 지운 스님 지도 이론-실습 병행

“다음은 정토월 보살님의 관찰일기네요. 타인을 용서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죠. 타인을 용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나와 타인의 관계에서 형성된 주와 객의 관계를 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현미경으로 관찰하듯이 잘 봐야합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은 순간순간 끊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같은 내용이 반복되기 때문에 우리는 생각이 지속된다고 느끼고 있을 뿐입니다.”

작은 책상에 앉은 지운 스님이 A4용지 몇 장에 적힌 내용을 읽으며 그와 관련된 내용을 설명해줄 때마다 30여 명 남짓 모여 앉은 불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메모를 한다. A4용지에 적힌 내용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에 대한 관찰에서부터 차(茶)를 마시며 느껴지는 차의 맛과 몸의 변화들에 대한 것들이었다. 종로 자비선원의 수업은 매주 그런 식으로 불자들의 관찰일기를 평가하며 시작된다.

자비선원이라는 이름은 낯설다. 지난 11월 30일 개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비선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운 스님의 ‘자비다선’ 강의는 12월 5일이 마지막이었다. 이 강의는 이미 지난 6월부터 6개월 과정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자비선원은 지운 스님으로부터 수업을 듣고 있는 불자 50여 명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공간이다. 자비선원의 박혜영 불자는 “지운 스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성주 자비선사가 서울에서 너무 멀어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며 “자비선원은 성주 자비선사의 서울 분원의 형태인 셈”이라고 했다.

지운 스님이 이날 강의를 진행한 ‘자비다선’은 차(茶)를 마시며 스스로의 변화를 관하는 명상 수행의 일종이다. 지운 스님은 “모든 수행은 수행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한 ‘알아차림’이 중요하지만 수행자들이 쉽게 ‘알아차림’을 체험하기는 쉽지 않다”며 “자비다선은 수행자들이 차를 마시면서 ‘나’의 변화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한 수행법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6개월 동안 강의해온 이 수업에서도 수업의 내용이 이론으로 그치지 않도록 수강생들에게 실습을 강조해왔다. 늘 차를 마시면서 몸과 마음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관찰의 내용들은 되도록 빠짐없이 관찰일기를 통해 스님에게 점검받도록 했다.

절 수행을 하다 지운 스님의 ‘자비수관’ 강의에서 느끼는 바가 있어 이 수업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는 김혜정 불자는 “그동안 수행생활을 해오면서 ‘알아차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의를 들으며 처음 알게 됐다”면서 “스님의 강의를 들으며 올바른 수행을 차근차근 배워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운 스님은 이날 “자비다선 수업은 오늘로 마지막”이라면서도 “수업이 끝났다고 해서 자비다선 공부가모두 끝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수강자들은 모두 초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최소 3번은 반복해서 수업을 들어야 비로소 ‘자비다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운 스님은 자비다선의 다음 강의로 유식학의 핵심경전인 ‘해심밀경’을 선택했다. 수행의 이론적 밑받침이 되는 유식을 배움으로써 불자들이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자비선원의 불자들은 “지운 스님의 가르침은 이해가 쉽고 실생활에서도 어렵지 않게 수행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앞으로도 자비선원에 모여 끊임없이 정진을 이어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11월 30일 종로에 문을 연 자비선원은 지운 스님의 강의와 자비 수행을 위해 불자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마련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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