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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인간복제' 설문조사 답변과 의미

  • 교계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불살생계 위배' '연기적으로 합당' 맞서

'불교계 인간복제 견해 밝혀야' 81.8%



본지가 불교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대학 교수 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다수 학자들이 인간복제를 반불교적인 행위로 보고 있음이 밝혀졌다.

전남대 철학과 이중표 교수는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을 위해 유전자를 조작하고 인간을 복제하는 것은 악업'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경희대 철학과 허우성 교수는 '인간복제의 시작은 질병치료에서 시작될지 몰라도 결국에는 인간의 생명을 도구화하고 상업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승가대 총장 종범 스님은 '병을 치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다른 생명을 담보로 자신의 삶만을 연장하려는 것은 곧 불살생계를 어기는 것'이라며 '문제는 인간복제의 기술이 아니라 이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김성철 불교학과 교수도 '인간복제는 다른 생명을 경시하는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살육의 문화에서 나온 것'이라며 '진정한 행복은 이런 살육이 아닌 살림과 받아들임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간복제를 찬성하는 14.5%(8명)의 불교전공 교수들의 답변도 만만치 않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이종철 교수는 '인간의 지적 호기심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결국은 복제인간 시대가 올 것'이라며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양대 국문과 이도흠 교수는 '제3인종(복제인간)의 출현은 필연적인 것으로 이들도 보통 인간과 동일하게 생명권이 보장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교사상에서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대 철학과 방인 교수와 연세대 철학과 신규탁 교수는 '모든 생명은 연기적인 존재로 복제된 인간 또한 연기의 틀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며 '병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중생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울산대 철학과 박태원 교수처럼 '인간복제에 찬반의 입장보다도 먼저 과연 불교에서 말하는 생명이 어디부터인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한 학자들도 있었다.

'인간복제의 허용 수준'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인간복제연구의 기본인 '배아연구조차 금지시켜야 한다'(50.9%)는 의견과 '치료목적을 위한 배아 연구는 허용해야 한다'(50.9%)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순수연구는 전면 허용해야 한다'(12.7%)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위덕대 불교문화학부 김무생 교수는 '아무리 연구의 자유가 중요해도 목적이 바르지 않는 것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특정 종교처럼 획일화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다른 견해를 막는 것'이라는 입장도 있었지만 81.8%의 학자가 인간복제 뿐 아니라 사형제도, 뇌사, 낙태 등에 대한 종단적인 입장 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그 방법으로는 공청회, 학술세미나, 전문가 집단 구성, 설문조사 등이 나왔다.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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