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에서 '복지'를 본다
경전에서 '복지'를 본다
  • 상덕 스님
  • 승인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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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예불 후 새벽 사찰의 업무를 부지런히 보고 출근시간에 맞춰 복지관에 들어서면 직원들의 미소가 담긴 합장 인사와 어린이들의 재잘거림, 에어로빅실의 음악소리와 노인대학의 민요노래, 의료서비스 수혜 차 오신 지역 어르신들의 반가운 덕담 등으로 복지관은 온통 복지인연의 활기가 가득하다.

전 직원이 함께 간단한 불전의식에 이어 업무회의를 갖고 70여 종의 유·무료 프로그램의 기안과 진행과정 결과보고서, 각종일지·수입 지출서·공문서 등을 살펴 결재하고 난 후 지역 단체장이나 후원자, 봉사자 등을 만나 협조와 감사의 인사를 나누고 나면 서녘으로 지는 해를 보며 다시 사찰로 퇴근을 하게 된다. 벌써 5년 차에 접어든 바쁜 나날에 다소 소진되는 감도 없지 않지만 복지관 운영이 불일증휘 법륜상전(佛日增輝 法輪常轉)하는데 큰 몫이 된다는 믿음으로 소임을 보고 있다. 오늘날 종교의 사회적 공신력과 생명력은 "그 종교 고유의 높은 진리와 경건한 의식, 거룩한 신행에도 있지만 사회인들의 피부 가까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이익과 도움을 주는 종교로 인식되는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근세 들어 서양종교는 의료·교육·복지 사업의 '3대 민생 이익사업'을 실행하며 선교활동을 펴나갔고 그 결과 굳건한 종교위상과 눈부신 교세확장의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인식한 불교계는 '3대 민생 이익사업'에 주력하여 후발주자이지만 복지분야에 양적인 성장을 거듭했고 질적인 면에서도 모범 우수기관으로 선정될 정도로 발전했다.

이 3대 민생 필수사업 중 의료와 교육은 전문인력이 수반되는 분야이지만 복지사업은 돈독한 운영의지와 자비보살 정신만 있다면 복지사(Social Worker) 라이센스 획득의 길도 다양하고 많은 복지 경험을 갖춘 불자들이 많아서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

종합사회복지관이란 업무내용에 있어 총무부와 가정기능을 강화하는 가족복지사업 지역사회운동과 봉사후원을 맡는 지역복지사업과 기본 생존권을 보호하는 재가복지사업으로 분류 운영되며, 의료보호서비스·자립능력배양 교육훈련 기회제공·연계망 구축사업 등의 종합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여 정신적 물질적 육체적 만족을 주는 복지센터의 기능을 하는 곳이다. 불교의 8만4천 경전내용은 자비행을 가르치고 있지만 뭇 중생은 그 가르침에 위배되는 무명업장을 쌓아 고통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불교복지란 무명의 업연으로 인해 질병·기아·노령·결손·장애 등의 5대 악의 상황에 처한 이웃들의 고통의 무게를 덜어주는 '자비구제복지', 불법진리로 정신적 평안과 긍정적 바른 삶을 살도록 하는 '정신적 지혜복지'를 실천하는 복지를 이른다.

종합사회복지관운영의 기본 8대 원칙과 부처님교리를 비교해 보면 불교교리 자체가 '복지사전'임을 알 수 있다. 첫째 지역성의 원칙-유아독존의 생명존엄사상 선인선과(善因善果)사상, 둘째 전문성의 원칙-용맹정진 삼취정계(三聚淨戒)(攝律儀戒 攝善法戒 攝衆生戒) 三歸依(歸依佛兩足尊 歸依法離欲尊 歸依僧衆中尊) 발고여락(拔苦與樂), 셋째 책임성의 원칙-사무량심(四無量心) 칠불통계(七佛通戒) 사섭법(四攝法) 육화경(六和敬) 윤회사상(輪廻思想) 팔정도(八正道), 넷째 자율성의 원칙-열반경(涅槃經)(一切衆生皆有佛性) 화엄법계사상(華嚴法界思想)(一卽一切多卽一), 다섯째 통합성의 원칙-상의상관(相依相關)의 연기사상(緣起思想) 십이연기사상(十二緣起思想), 다섯째 중립성의 원칙-평등진리(平等眞理) 사성계급타파(四姓階級打破), 여섯째 세계일화사상(世界一花思想), 일곱째 자원의 활용성-보시사상, 여덟째 자발성-대승보살정신(大乘菩薩精神), 사홍서원(四弘誓願), 육바라밀(六波羅密), 개공성불도(皆共成佛道) 등이 그것이다. 불교복지는 모든 스님과 불자가 궁극적으로 성취하고 회향해야 할 귀착지임이 분명하다.



상덕 스님 옥수복지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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