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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경 스님] 닮고 싶은 부처님

기자명 법보신문

백장회해(百丈懷海, 720~814) 선사는 선근이 깊었던 분이다. 그가 어렸을 때 어머니를 따라서 절에 간 적이 있다. 어머니가 불전에 절을 하는 것을 보고 불상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것이 무엇입니까?”
어머니가 말했다.
“저 분이 부처님이시다.”
백장이 말했다.

“형상은 사람과 같아서 저와 차이가 없군요. 나중에 저도 부처님이 되겠습니다.”
이 닮고 싶은 마음이 종교의 시작이다. 백장 선사가 90세가 되어서도 대중운력을 빠지지 않자, 하루는 젊은 수좌들이 장난삼아 농기구를 감추어 버렸다. 그러자 선사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하루 종일 나오지 않았다. 대중들의 공양 걱정에 이렇게 말씀 하셨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一日不作 一日不食).”
선가(禪家)의 온갖 직책(職責)에서부터 식사(食事)에 이르기까지 여러 규율을 포괄한 스님의 ‘백장청규(百丈淸規)’는 수행자의 오랜 규범이었다.

대선이 끝났다. 기독교 장로이기도 한 이명박 당선자는 여러 ‘설(說)’에도 불구하고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인지 압도적으로 당선되었다. 1100여개의 교회에 투표소가 설치되었고, 인수위 구성 인사에 있어서도 기독교 신자의 비율이 높았다.
우리가 수행을 표방하며 포교에 적극적이지 못한 사이, 그들이 집요하게 전도했던 노력의 결실이다. 이제 이 위기감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직도 국민의 4분의 1이 불교신자라고 안위할 것인가. 미국의 한 백만장자가 영국의 어느 정원의 잔디에 반해 저처럼 아름답게 가꾸는 비결을 알려주면 많은 돈을 주겠다고 했다. 영국신사가 말했다.

“먼저 땅을 고르시오. 거름과 함께 몇 차례 갈아주면 땅이 비옥해 질것이오. 씨를 뿌리고 물은 매일 주도록 하시오. 싹이 자라면 일주일마다 잔디를 깎아주세요. 그렇게 300년을 반복하면 됩니다.”

만사에 기적은 없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하나 시작해야 한다. 무엇보다 종단 안정이 우선이다. 그리고 불자로서의 긍지를 심어줘야 한다. 미국의 가족심리학자인 존 고트먼에 따르면 나쁜 기억 하나를 없애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좋은 기억이 소모된다고 한다. 이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의 비율은 5대 1정도로, 한번 싸우거나 부정적인 말을 했다면 그 다섯 배 만큼의 칭찬과 격려가 있어야 나쁜 기억이 사라진다고 한다. 그동안 부정적으로 인식될 종단의 아픔도 적지 않았지만, 지나친 자기부정도 곤란하다.

행운은 자세의 문제다. 클로버도 이파리를 넷까지 세어야 행운의 영험이 생긴다. 행복한 체험, 좋은 일, 성공적인 삶의 열매는 우리의 능력과 노력의 가지 위에 열린다. 고난을 피하지 않는 용감한 자세가 행복에 대한 감수성을 키운다. 우리 모두는 행복의 새로운 변형이며 행복을 증폭 시킬 무한한 능력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행복의 물줄기라야 자비로 빛나는 궁극의 바다에 이르는 법.

“맑은 물(고인 물)에는 용이 살지 않는다(澄潭不許蒼龍蟠).”『벽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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