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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국제선원 해맞이 템플스테이

기자명 법보신문
  • 정진
  • 입력 2008.01.08 10:39
  • 댓글 0

[현장취재]무자년 첫 해야 무명을 밝혀라

<사진설명>강화 연등국제선원 템플스테이 참가자 20명은 아비라 수행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 첫 일출을 보며 새해를 설계했다.

세찬 바람이 옷깃을 더욱 여미게 하던 2007년 정해년의 마지막날. 강화도에도 한 해의 마지막 어둠이 잦아들었지만 연등국제선원(주지 원유)의 불은 아직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

수행으로 한 해 마무리

하얗게 김이 서린 창틈 사이로 비로자나 법신진언이 새어 나와  경내에 퍼져나갔다. 구절구절의 반복에서 오는 진언수행의 몽환적인 울림은 듣는 이로 하여금 한 줄기 전류에 감전된 듯 짜릿한 감동을 전했다. 강화 연등국제선원의 2007년 마지막 밤은 ‘2008년 새해맞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참가자 20여 명의 우렁찬 진언 소리와 함께 저물어 갔다.
연등국제선원이 한 해의 마지막을 아비라 수행으로 보내기로 한 것은 참가자들이 진정한 참회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기 위함이다. 연등국제선원은 지난 200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새해맞이 템플스테이에서 매년 아비라 수행을 진행해왔다.

“아비라 수행이 쉽지는 않지요.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우리가 지은 모든 잘못과 과오를 참회하고 새해를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는 데는 삼천 배도 좋고, 염불 수행도 좋지만, 아비라 주력 수행만큼 좋은 것도 없어요. 몸이 조금 힘들더라도 내 잘못을 참회한다는 차원에서 참가자들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초심자도 환희심 맛 봐

아비라 수행은 당나라 시대 총림의 수행법으로 성철 스님에 의해 알려졌다. 무릎을 꿇고 몸을 곧추세운 채 끊임없이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를 장시간 외쳐야 하기에 다소 어려운 수행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저녁 연등국제선원은 참가자들과 함께 차담을 나누고 108예불대참회로 본격적인 참회정진을 시작했다. 템플스테이 참가자 20여 명은 초심자들이 대부분. 처음해보는 염불과 108배이기에 어색한 분위기 속에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염불소리도 안정되고 절하는 자세도 부드러워지는 등 점차 안정돼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참회정진은 약 1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짧은 시간이지만 초심자들에게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어느새 몇몇 참가자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다. 일부는 장궤 합장으로 굳어진 허리와 다리를 풀어주느라 연신 몸을 주무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에는 이미 환희심의 미소가 번져 있었다.

뉴욕에 떨어져 살고 있는 아내 캐롤의 휴가를 맞아 한국사찰의 템플스테이에 함께 참가했다는 미 2사단 소속 군인 브라이언은 “며칠간 아내와 함께 곳곳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오늘 템플스테이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며 “처음 해보는 한국불교의 수행이 힘들기도 했지만 점차 마음이 평화로워짐을 느꼈다”고 전했다.

종로 보신각 타종 소리에 귀 기울이며 새해를 맞이할 시각, 참가자들은 고요한 산사에서 별빛을 바라보며 새해의 첫 시간을 맞이했다. 새벽예불이 끝나고 찾은 동막해수욕장에서는 저 멀리 지평선 위로 불덩이처럼 솟아오른 무자년의 첫 해를 함께 바라보며 한 해의 소원을 빌기도 했다.

서해서 일출보며 새해 설계

연등국제선원의 주지 원유 스님은 “2007년 마지막 수행이라는 생각으로 한 해를 돌아보며 게으르게 살아온 나 자신에 대해 반성을 많이 했다”며 “새해에는 모든 사람들이 부지런한 쥐의 성품처럼 꾸준히 정진하며 부처님의 밝은 지혜를 가지고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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