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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신년사]日日是好日의 한 해 되길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08.02.04 12:03
  • 댓글 0

발행인 이상훈

민족의 최대 명절 설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신년이 시작된 지 이미 한 달 너머 지났습니다마는 수천 년 음력을 사용했던 우리로서는 아무래도 설이 지나야 진정한 새해를 맞이했다 할 수 있겠지요.

법보신문은 올 한 해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을 사훈으로 정했습니다. ‘날이면 날마다 좋은 날이다’라는 뜻입니다. 참으로 의미가 깊은 문구입니다. 알다시피 일일시호일은『벽암록』에 실린 선가의 유명한 화두입니다.

“사람들은 자연의 변화나 생로병사, 길흉화복에 소란을 피우지만 우주는 한 개인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우주의 본체에서 본다면 자연의 변화와 실상에 선악이란 없다.” 『벽암록』의 설명입니다.

우리는 태풍이 불면 태풍이 분다고 걱정합니다. 또 볕이 쨍쨍 내리쬐면 너무 뜨겁다고 불평을 하지요. 그러나 태풍도, 한낮의 땡볕도 그냥 한때 스쳐 지나가는 인연에 불과합니다. 이런 이치를 알고 있다면 외부 환경에 따른 걱정과 근심은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아니 이런 외부 환경의 변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 명철한 깨달음을 얻는다면 매일이 즐거움이겠지요. 말 그대로 ‘일일시호일’입니다.

올 한해 참으로 많은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새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고,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 총선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통령 당선인이 내놓은 각종 공약에 대한 여야 간의 힘겨루기가 있겠지요. 언론과 국민 모두 외풍에 휘말릴 모든 조건이 충족돼 있는 셈입니다. 이러니, 우리 불자들은 이런 때 일수록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일일시호일’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는 법보신문이 창간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이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지나 어느 새 수염 거뭇거뭇한 청년으로 성장한 셈이지요. 이 모두가 독자 여러분과 불자들의 깊은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확신합니다.

20주년을 맞는 올해, 법보신문 임직원은 작은 다짐들을 해 봅니다. 먼저 관용과 나눔이 넘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불자들이 종교 간의 벽을 허물고 타종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지면을 할애하고 가난한 이웃과 소외된 계층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겠습니다. 살맛나는 세상, 늘 부처님의 가르침이 함께 하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티베트 지혜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자기 이상의 큰 스승은 없다. 자신과 타협하지 말라. 변화하지 않은 것은 그 어떤 것도 없다는 선지식의 가르침입니다. 부처님의 진언과도 같은 이 가르침을 가슴에 새긴다면 다툼과 갈등은 눈 녹듯 사라질 것이며 늘 깨어 있는 삶을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 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의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그것에 대해 집착하고 오욕(五欲)에 휘둘린 생각들을 쏟아 냅니다. 오늘의 기쁨과 슬픔 중 영원한 것이 있는지요.
늘 정직하고 자신과 타협하지 않는다면 자신 만큼 위대한 스승은 없습니다. 올 한해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스스로를 등불 삼는 지혜의 한해가 되도록 정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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