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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교2040] ② 불자장병 전역 후가 문제다

기자명 법보신문

군종병도 제대하면 끝…사후관리 전무

적지 않은 인력과 예산이 소요되는 군포교. 그러나 불자 장병들이 전역한 후에는 사후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군포교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불자장병 사후관리 체계 정립이 시급하다.

지난해 11월 중부전선 최전방 모부대 군법당에서 수계법회가 열렸다. 이날 수계법회에는 장병들만 4~500명이 모였다. 이 법당은 정기적으로 열리는 수계법회에 참석하는 평균 장병의 수가 300명이 넘는다. 일반 군법당의 두 배 가까운 숫자다. 때문에 군포교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대표적인 군법당이기도 하다. 이렇게 많은 장병들이 처음 군법당을 찾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집안 식구들이 본래 불교에요.(모부대 소속 최모 일병·22)”
“어릴 적부터 어머니를 따라서 절에 많이 다녔었어요. 그래서 교회보다는 군법당이 더 친근했구요.(모부대 소속 이모 상병·23)”

당시 수계법회에 참석한 장병들 10명 중 4~5명은 군법당을 처음 오게 된 계기가 대부분 최모 일병이나 이모 상병과 같았다. 마치 판에 박은 듯 똑같은 대답들이었다. 가족들의 영향으로 불자가 되길 결심했다는 장병들. 이들은 과연 제대 후에도 신심 깊은 불자의 길을 갈 수 있을까.

교계, 군문 밖 군불자 외면

젊은 불자를 양성하기 위한 해결책의 하나로 군포교가 제시되고 있지만 장병들을 진짜 불자로 양성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의 부재와 미진한 사후관리로 인해 제대로 된 포교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군포교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장병들은 어린 시절의 기억이나 인연을 통해 군에 와서야 처음으로 불교를 만나게 되지만 이들을 사로잡을 제대로 된 포교 프로그램과 사후관리가 없으면 전역 후에 쉽게 불자의 연을 놓을 확률이 높다”며 “이들을 진정한 불자로 만들기 위한 내실다지기와 종단 차원의 사후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군종교구 측의 자료에 따르면 2005년과 2006년에 조사된 군불자의 수는 평균 12만 명이다. 군 내 불자 수가 십 수만을 헤아린다면 매년 군에서 전역을 통해 사회로 배출되는 불자의 수도 적지 않을 터. 그러나 현실에서는 사찰을 찾는 젊은 불자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에 대해 군포교 관계자들은 “수계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불자로서의 소속감과 책임감을 느끼지 못해 전역 후에 이웃종교로 개종하거나 사실상 무종교에 가깝게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 “전역한 불자 장병들이 신행활동을하고 싶어도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한 군불자들의 사후관리 문제는 이미 10년여 전부터 논의되기 시작됐다. 과거 군포교 현장에서 활동했다는 한 관계자는 “과거 군승단 시절부터 군불자를 종단과 지역, 학교 등과 연계해 관리해야 한다는 전략이 논의됐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유야무야되고 말았다”며 “사후관리에 대한 전략이 마련되지 않는 한 군포교는 성과 없이 예산만 잡아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종단-지역 연계 관리해야

이 관계자가 밝힌 전략의 구체적인 내용은 최근 군종교구가 밝힌 군불자 관리 계획과 대동소이하다. 군종교구가 말하는 군불자 관리 계획은 군불자가 전역한 뒤 장병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사찰과 청년회에서 이 불자의 신행활동을 독려하거나 학생의 경우 교내 대불련 등에서 군불자들이 신행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계획를 위해서는 포교원과의 연계가 필수다. 전국의 교구본사나 지역사찰, 대불련, 청년회를 군종교구와 이어줄 수 있는 매개체는 포교원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포교원 측은 “현 상황에서는 군불자를 지역과 연계해 관리하겠다는 계획이 쉽지만은 않다”며 “군종교구 측이 보내오는 전역 불자장병 리스트만 가지고 지역사찰이나 교구본사에서 무조건 관리하도록 하는 것은 사찰 내 인적 자원을 비롯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32사단 대원사의 구윤호 법사는 “사실상 법당에 나오는 모든 장병들이 전역 후에도 불자로서 신행활동을 이어가기를 기대하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며 “오히려 군을 통해 불교의 교리를 공부하고 각종 의식을 익힌 군종병만이라도 교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종단 차원에서 관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심자 위한 전략도 절실

구 법사는 이어 “나머지 대다수의 장병들은 ‘국군 법요집’조차 어렵게 느낄 정도로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만큼 기초부터 쉽게 이해하고 따라하며 신심을 기르는 포교 전략을 바닥부터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며 “내실 있는 포교를 통해 배출되는 불자 장병들은 지역 청년회와 대불련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부연했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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