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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 스님 소장 조선불화초본전

기자명 채한기

파격적 구성의 밑그림 진수 한 눈에

당대 화승 '출초 감각' 감상 기회




초(草), 즉 불화초본(佛畵草本)은 불화를 그리는데 필요한 밑그림으로써 불화를 이루는 근간이며 자체로도 하나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밑그림이라고 해서 초(草)의 세계가 단순한 것은 아니다.

불교의 교리와 사상을 반영한 초, 제작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한 초, 새불화를 다시 조성하기 위해 기존의 불화작품을 그대로 본뜬 초, 여러 작품의 부분을 발췌하고 조합해 새롭게 마련한 초, 출초에 활용하기 위해 구성한 각부의 도상을 한 화면에 펼쳐 마련한 초 등 내용과 기법에 따라 초의 세계는 다양하다.

따라서 누대의 화원들은 훌륭한 초들을 상좌에게도 잘 보여주지 않을 만큼 평생 곁에 '모시다'시피 두고 지내며 신심을 내어 정진함으로써 일가를 이뤘다.

동국대 박물관 제2전시실에서에서 지난 9월 24일 열린 '조선불화초본전'은 초의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마곡사 병진 스님이 지난 40년간 수집해온 작품중 엄선해 선보인 60여점의 작품은 18세기에서 20세기에 제작된 초본들이다. 더욱이 조선후기 각 세기별 고른 분포를 이루고 있어 주목된다.

이 중에는 명부의 다양한 업무를 그린 시왕초(十王草)를 비롯해 파격적인 화면구성과 이색적인 도상의 감로초와 산신초 등 당대 화사들의 역동적이고도 신선한 감각을 음미해볼 수 있다.

또한 일부는 초본과 함께 채색화로써의 불화완성작을 동시에 비교해 볼수도 있다. 특히 초를 낸 화승들이 직접 기재하고 용도를 밝힌 화기도 적혀있는 작품도 상당수 있어 이름난 화사들의 초본을 감상할수 있다.

김용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조선후기 화사 신겸을 비롯해 문성, 일섭, 지청 화사들은 마곡사를 중심으로 한국 불교미술의 맥을 이어온 화원들로서 이들의 출초감각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병진 스님은 "지금까지 미공개된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회를 마련했다"며 "전문가들이나 일반인들도 한국불화의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시회는 10월 12일까지 열린다.



채한기 기자
penshoo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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