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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교2040]⑤ 군승후보생 자원이 고갈된다

기자명 법보신문

2년 출가 부담… 전과로 학생수 줄어

최근 들어 각 종립대학교의 군승사관후보생 지원자가 급감하면서 군포교에 빨간 불이 켜졌다. 사진은 지난해 임관한 신임 군법사들의 고불식 모습.
4학년 후보생 2명…3학년은 단 1명
종단-학교 연계 홍보, 지원 강화해야

군포교를 담당해야 할 군종사관후보생 지원자가 최근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어 향후 군포교의 미래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군종교구가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임관할 예정인 군승사관후보생의 숫자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승사관후보생은 최고의 지휘관을 양성하기 위해 각 사관학교에서 생도들이 교육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장병들의 정신전력 강화와 사고예방을 책임져야 하는 군종장교가 되기 위해 예비교육을 받는 생도들이다. 또 군종장교에게는 부대 내 임무와는 별개로 소속 종교의 포교 및 선교라는 중차대한 임무가 부여되기 때문에 군종장교를 파송하는 모든 종교는 후보생 양성에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군종교구의 보고서에 나타난 군승사관후보생 현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총 14명의 군법사의 공석이 생기는 2011년 임관예정인 군승사관후보생은 현재까지 2명만이 확보돼 있는 상태다. 평균 6~10명에 달하는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실정인 것이다. 2012년에는 더 심각하다. 단 한 명의 후보생만이 확보돼 있기 때문이다. 2010년까지 확보돼 있는 후보생 숫자가 6명인 점을 감안하면 2011년부터는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2011년 임관예정인 후보생은 현재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다.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불교학과에 재학중인 군승후보생단 고태호(4학년) 단장은 “현재 서울캠퍼스에 다니고 있는 군승사관후보생 중 4학년은 나 혼자다”라며 “2학년의 경우 3명의 후보생이 확보됐지만 3학년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해 서울캠퍼스 내 군승후보생단의 현재 상황을 밝혔다. 경주캠퍼스의 경우에도 4학년 1명, 3학년 1명, 2학년 1명으로 서울과 비교해 더 나을 바가 없는 상황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이에 대해 군종교구 심정민 종책실장은 “군종교구 출범 전까지는 군승사관후보생에 지원할 수 있는 해당 대학 1~3학년 학생들이 모두 선발고시에 응시할 수 있었다”며 “교구가 출범한 이후 군승사관후보생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선발대상을 1학년으로 낮춘 것이 지원자가 급감한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군종사관후보생 선발고시에는 종립대 불교학과 1년차 학생만이 응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동국대 서울캠퍼스와 경주캠퍼스의 불교학과 1학년생, 중앙승가대 학생에게만 응시자격이 부여되고 있는 실정이다. 후보생 지원자는 국어, 영어, 국사, 사회, 윤리 등의 필기시험과 2차 면접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후보생 지원자가 급감한 실질적인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임관을 준비하고 있는 한 군승후보생은 “응시자격이 1~3학년에서 1학년으로 낮춰진 것이 큰 원인이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후보생에 지원해야 할 학생들이 군포교에 큰 관심이 없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종단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불교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이 군포교의 중요성과 장점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임관 전에는 반드시 2년 동안 출가생활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은 기피 이유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보생들이 군법사가 되기 위해 희생해야 하는 시간에 비해 종단 내에서 군법사의 위치나 혜택이 너무 적어 차라리 24개월의 사병복무를 선택하는 학생이 많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실제 동대 서울캠퍼스의 경우 본래 3학년 후보생이 2명 있었지만, 지난해 전과를 결정하면서 사병복무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에게 ‘군포교’나 ‘군법사’는 큰 매력이 없는 직종으로 낙인찍혀 있다는 것이 현재 재학생들의 설명이다.

군포교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현역 법사는 이 문제에 대해 “무엇보다도 군포교와 군법사에 대해 종단의 관심을 가지고 학교와 연계해 홍보 및 지원을 전개해야만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종단이 ‘군종교구가 있는데 왜 종단이 신경 써야 하느냐’는 나태한 생각으론 군포교는 머지않아 실패한 제도가 될 확률이 크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매년 모자라는 후보생의 자리를 스님 출신의 요원들로 채우고 있지만 장기적 대책이 없는 현 상황에선 결국 군포교의 질적 저하를 피하기 힘들다”며 “군종장교 파송을 원하는 천태종이나 진각종의 요구를 받아들여 각 종단 출신 후보생들 간의 상호 경쟁구도를 만들어 주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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