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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붓다를 훔친 도둑'

기자명 채한기

이호재가 25억 수월관음도를 훔친다?

'천의 얼굴'이호재는 운학 스님역을 맡아 특유의 입담을 펼쳐 보인다.


불자들이라면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1993년작)을 기억할 것이다. 한 소년이 소등에 앉아 피리를 부는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기만 하다. '슬플 때마다 불다보면 언제간 소리도 나겠지'라며 그 피리를 건네준 스님. 바로 연극배우 이호재다.

'천의 얼굴' 이호재가 이번엔 싯가 25억 상당의 수월관음도를 훔치기 위해 도둑 한 명을 선방으로 불러들였다.


전 출연진 연기 탁월

2월 6일부터 서울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 올려질 '붓다를 훔친 도둑'(원철 스님 작. 송미숙 연출)에서 '땡초'운학 스님역을 맡은 이호재(62세)는 대학로 한 연습실에서 자신의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용맹정진'하고 있다.

'붓다를 훔친 도둑'은 도둑질에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말구'를 부처님 품안으로 이끌기 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운학 스님은 말구를 상좌로 삼기 위해 '수월관음도'를 훔치자며 선방으로 꼬득여 불러들이고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조실, 선방 수좌, 입승, 시자 스님은 운학 스님을 돕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기울인다. 극단 '예삶'(대표 정범길) 의 네 번째 정기공연이다.

지난 해 그의 연극인생 40년을 기념하는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이후 첫 무대에 오르는 만큼 이번 연극에 쏟는 열정은 그 어느 배우보다 뜨겁다.

합장을 하도 많이 해서 지우들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합장 인사를 하게된다는 이호재는 '선방의 수행분위기를 체험하기 위해 출연진들이 마곡사 선방에서 참선도 했다'며 극의 리얼리티를 살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전했다. '땡초'지만 혜안을 가진 스님이기에 운학의 풍모를 표현하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일까. 연극계 '주선'이라 불리는 그가 2개월 동안 술도 끊었다.


선방 분위기 '물씬'

그는 이 연극에서도 특유의 입담을 유감없이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발음으로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그의 대사는 엉키는 법이 없다. 운을 따라 말의 리듬을 찾는 그의 능력은 이미 연극계에 정평이 나있다. 그는 이 연극에서 '6장'을 세심하게 보아달라고 권한다. 불교의 '연기'사상이 녹여져 있기 때문이다. 이미 7년 전 극단 '신시'에서의 인연으로 원철 스님의 작품을 읽어보았던 그이기에 이번 연극에서 보여 줄 그의 활약은 더욱 기대된다.

무종교인이지만 순수불교연극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어떤 종교성을 담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감동을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불자들보다 타종교인들이 이 연극을 보고 불교를 좀더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극단 '예삶'단원은 물론 국립극장 단원 김종구, 이상직씨도 참여 해 탄탄한 연기를 기반으로 한 수준 높은 연극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월6일 '알과 핵'서 공연

이 연극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바로 음향과 무용이다. 음향효과를 맡은 법현(동국대 국악과 교수)스님은 산사분위기를 절묘하게 표현한다. 이 연극에는 '깨달음' 등 불교 상징을 표현하는 춤도 선보인다. 안무는 김향금 창원대 무용과 교수가 맡았다.

수년간 불교 음악과 무용을 위해 호흡을 맞춰온 법현 스님과 김향금 교수가 이 무대에서 어떤 음향과 춤을 관객에게 선사할지 사뭇 기대된다. 무대는 박귀현 계원조형예술대 공간예술과 교수가 맡았다.

공연시간은 화, 수 오후 7시30분, 목, 금, 토, 일은 4시 30분과 7시 30분이다. (02-357-5355)



채한기 기자
penshoo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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