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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맥 전하니 불조 은혜 조금은 갚은 듯”

기자명 법보신문

29일 전강 종립 승가대학원장 지안 스님

“성실한 전강 제자 든든”
 현대 언어로 경전 해석”
 불교-사회 소통 시켜야”


강원을 졸업하기도 전 중강을 맡아 강단에 섰다. 그리고 출가 7년 만에 통도사 강원의 가장 어른인 강주가 되었다. 속된 말로 ‘천재과’라는 세간의 칭송이 따랐지만 정작 스님은 30여 년의 세월을 묵묵히 경전과 함께 했다. 노력보다는 타고난 재능에 의지하기 쉬운 ‘천재’들의 과오를 스님은 단호히 거부했다. 산문 출입을 끊어버리고 밤을 꼬박 지새우며 공부하던 스님은 후학들의 나태함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그런 엄격함 때문인지 어느 틈엔가는 ‘도끼자루’라는 별칭도 따라 붙었다. 그런데도 그 별칭 아래 자꾸 후학들이 모여든다. 그 모습을 보면서 스님은 ‘절집안의 엄혹하고 순수한 수행가풍이 퇴색되고 있다고들 걱정하지만 강원에서 만큼은 아직까지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듯 보여’ 마음속이 흐뭇해지곤 한다.

조계종립 승가대학원장 요산(樂山) 지안(志安) 스님이 8월 29일 오전 11시 영축총림 통도사 반야암에서 전강식을 갖는다. 백파 긍선(白坡 亘璇) 스님으로부터 설두 유형(雪竇 有炯), 설유 처명(雪乳 處明) 스님을 거쳐 근대의 한영 정호(漢永 鼎鎬), 운허 용하(耘虛 龍夏), 월운 해룡(月雲 海龍) 스님으로 이어져온 강맥을 이어 받은 지안 스님이 그 맥을 세 명의 후학들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06년 11월 일곱 명의 제자들에게 첫 전강을 한 후 두 번째다. 백두대간처럼 면면히 이어져온 강맥을 후학에게 전하니 스님으로서는 부처님의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는 길이요, 무거웠던 어깨가 가벼워지는 기쁨이기도 하다.

“백파 긍선 스님으로부터 설유, 한영, 월운 스님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강맥에는 경을 깊이 이해하고 그 속뜻을 풀어내는 종론에 탁월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학인 스님들을 지도하는데 있어서는 수행에 앞서 반드시 공부해야할 이력 과정을 철저히 지도하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이제 강맥을 이어 받는 스님들 역시 이러한 점에서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실력을 갖춘 분들입니다.”

오늘날 전강은 스승이 후학에게 강주가 될 자격이 있음을 공인해주는 의미가 커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스승은 어떤 제자가 전강 받을만한 실력과 인품을 갖추었는지를 면밀히 살피고 검증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전강을 앞두고 전강제자들에 대한 스님의 기대는 크기만 하다.

“이번에 전강 받는 세 분의 스님들은 모두 뛰어난 실력과 함께 성실함을 갖추었습니다. 청원 스님은 강원과 동국대에서 두루 공부하며 실력을 쌓아 한문 원전을 보는 능력이 특히 뛰어나고 도산 스님은 총명하여 젊은 세납에도 경을 보는 안목이 앞서 갑니다. 인해 스님 역시 출가 전부터 열심히 공부하더니 선방수행도 하는 등 늘 열심히 공부하는 자세를 잃지 않고 있습니다.”

강원은 스님들에게 경전을 지도하는 것이 최우선의 목적이지만 대부분 한문으로 돼 있는 경전을 어떻게 하면 현대 사회와 소통하게 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곳이기도 하다는 지안 스님.

“강사는 경전을 시대에 맞게 설명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을 시대마다 다르게 해석하라는 뜻이 아니라 오늘날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불교가 이천오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자칫하면 단순한 역사의 유물이 되어 ‘골동품’적인 가치만을 추구할 수도 있습니다. 경을 전하는 강사는 과거의 가르침을 답습만 하지 말고 현대에 어떻게 응용할 것인가, 즉 방편의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선불교를 표방하는 조계종의 종지종풍 속에서 가뜩이나 비좁고 외지던 교학의 자리. 하지만 “교학에 대한 철저한 공부 없이 선방에 앉아만 있으면 그냥 부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야 말로 미혹”이라고 단언하는 스님은 “교학을 멀리하면서 그 어떤 언어로 불법의 대의를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전강 받는 세 분의 스님들은 강원의 교과목인 내전을 지도하는 것과 더불어 불교가 현대의 지식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동서양의 학문을 두로 섭렵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이 시대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전강법사 지안 스님은

대강백 요산 지안(樂山 志安) 스님은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1970년 출가, 통도사에서 벽안 스님을 은사로 득도하고 월하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 운허 스님에서 월운 스님으로 이어진 강맥을 이어 통도사 불교전문강원 강주, 마산포교당 정법사 주지, 통도사 승가대학 강주 등을 역임하고 2001년 조계종립 승가대학원 3대 원장에 취임,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금강경 강의』 『기신론강해』 『대반니원경』 『신심명 강의』 『기초경전 해설』 등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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