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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숲에서 인연법을 배운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회
  • 입력 2008.09.2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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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중학교, 24일 ‘학교숲의 날’ 개최
3년간 운동장 전체 숲으로 꾸며 화제

학교 운동장에 숲이 생겼다. 부연 먼지가 날리거나 잔디가 깔려있어야 할 운동장에 나무가 빽빽하다. 생소한 풍경이지만 훨씬 더 정감이 간다. 남양주 광동중학교(교장 이학송)가 9월 24일 3년 동안 운동장에 가꿔놓은 숲을 일반에 공개하는 ‘학교숲의 날’ 행사를 열었다.

‘학교숲’은 환경운동단체인 ‘생명의숲’이 지난 2003년부터 학교를 자연친화적인 교육환경으로 바꾸자는 취지로 전개하고 있는 환경운동이다.

광동중학교는 ‘학교숲’ 시범학교로 선정돼 3년 전부터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숲으로 조성한 다른 시범학교와 달리 광동중학교는 학교의 자투리 공간뿐 아니라 운동장 전체에 숲을 조성해 환경운동단체들과 ‘학교숲’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교육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학송 교장은 “운허 스님이 창립시킨 광동중학교는 본래 국내 유일의 산림 중학교였다”며 “운허 스님의 창립취지를 되살리고 학생들이 자연 속에서 생명의 중요성과 상생의 이치를 스스로 깨달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교숲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광동중학교의 숲은 교과서에 나오는 127종의 나무와 231종의 꽃으로 꾸며 놓았다. 특히 종립학교답게 학생들이 숲에서 자연스럽게 불교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처꽃, 염주괴불주머니, 연꽃 등 불교와 인연이 있는 많은 식물들을 눈에 잘 띄는 곳에 심어놓았다.

학교운동장이 숲으로 탈바꿈하면서 광동중학교의 수업방식도 상당부분 바뀌었다. 1학년에 재학 중인 정휘 학생은 “국어 시간에도 교실에만 앉아서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숲에 나와서 꽃과 나무를 관찰한 결과를 가지고 시를 쓰거나 노래 가사를 만들어오는 식으로 수업을 한다”라며 “딱딱한 책상에 앉아서 책만 들여다보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전했다.

재학생들의 반응이 좋다보니 학부모들도 학교숲에 대해 적극 찬성의 입장이다. 2학년 이승원 학생의 학부모 박경민 씨는 “처음에는 다른 학교의 모습과 비교해 생경한 풍경이라 당황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학교숲을 너무 좋아해 부모들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숲을 활용한 교육을 받으면서 아이의 사고방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에게 학교숲이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학교숲의 날’ 행사에서는 관찰일지 공모전 전시, 교육결과물 전시, 학교숲활용 공개수업, 환경교육관련교구 전시, 워크숍 등이 진행됐다. 각각의 행사에는 광동중학교의 학교숲 운영실태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전국 700여 곳의 학교숲 시범학교 교장들과, 환경운동가, 학부모, 언론 등이 몰려들었다.

광동중학교 측은 “다양한 교과과목 수업에 숲을 활용함으로써 교육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고 인성 교육에 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학교숲 마스터플랜에 따라 숲을 지속적으로 가꿔나가는 한편, 숲을 활용한 다양한 수업방식을 연구․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양주=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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