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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0주년]축화-축시

기자명 법보신문

[축 화]   남 궁 산

인천대학교 미술학과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1987년 등단 이래 〈예술의전당〉〈학고재〉〈동산방〉등의 화랑에서 열일곱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藏書票’(EX-LIBRIS)라는 소형판화를 국내에 소개했으며, 수차례 장서표 전시를 열기도 했다.
‘생명 판화가’ 라고 할 정도로 90년대 이후, 일관되게 ‘생명’을 주제로 생명연작 판화에 몰두해왔다. 그의 작품은 자연과 계절의 공간개념을 인간‘생(生)의 모습 속에 무한히 결합시켜 나가면서 생명이 잉태된 따뜻한 정서를 보여 주고 있다.
저서로는 〈인연을 새기다〉와〈생명, 그 나무에 새긴 노래〉가 있다.

 


그 등불 영원히 빛나거라

시인 : 오세영

본다는 것은
외면이 아니라 내면을
현상이 아니라 본질을
꿰뚫어 안다는 것이다.
사물의 실체를, 중생의 고락을,
삼계(三界)의 이법(理法)을
한 눈에 직시한다는 것이다.
금강(金剛)을 들어 반석(盤石)을 깨버리듯
탐욕과 우치(愚癡)를 벗어나
현실을 넘어 사실을, 사실을 넘어 진실을
받아 안는다는 것이다.

붓을 든다는 것은
사심(邪心)을 벗어나 정심(正心)으로
사도(邪道)를 벗어나 정각(正覺)으로
깜깜한 밤에 장명등(長明燈) 하나 높이
켜든다는 것이다.
사물의 진위를, 사실의 시비를, 중생의 선악을
가려 판단한다는 것이다.
대낮에도 그 등불 꺼트리지 않고
미혹(迷惑)과 무명(無明)을 걷어내
보다 멀리 보다 밝게 창공에 내 걸어
산은 산이고 물이 물임을
깨우친다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독선(獨善)과 감상(感傷)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진심을 들어내 보인다는 것이다.
가장 정직하게, 가장 올바르게, 가장 순정하게
삼라만상(森羅萬象) 두두물물(頭頭物物)
널리 알린다는 것이다.
백호(白毫)가 발하여 삼계를 비추듯
무량수(無量壽) 무량광(無量光) 반야(般若)의 지혜로
법고(法鼓)를 치듯, 운판(雲版)을 치듯
사자후(獅子吼)를 토한다는 것이다.

아, 정론(正論) 20년,
법(法)을 보배로 가슴에 안아
중생과 고통을 함께 나눈 세월이거니
당신이 밝히신 그 무진등(無盡燈)
오늘도 내일도 변함 없이 타오르리.
영원히 영원히 지켜가리.

 

[축 시]  오 세 영

전남 영광 출생, 전남 장성, 전북 전주에서 성장.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졸업. 동 대학 문학박사, 현재 서울대 명예 교수, 미국 버클리대 및 체코 챨스대 방문교수, 아이오아대학교 국제 창작프로그램 참여, 1965-6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시집으로 『시간의 뗏목』, 『봄은 전쟁처럼』, 『문열어라 하늘아』, 『무명연시』, 『사랑의 저 쪽』 등, 학술서로 『20세기 한국시 연구』, 『상상력과 논리』, 『우상의 눈물』, 『한국현대시 분석적 읽기』, 『문학과 그 이해』 등 소월시문학상, 정지용 문학상, 만해상 문학부문 대상, 시협상, 김삿갓문학상, 공초문학상, 등 수상 한국시인협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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