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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칼럼]마음 돌리기

기자명 법보신문

마음먹기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져
佛法 지혜로 경제적 난국 극복하길

사람의 존재 자체는 육신이라는 몸이 있어 형성된 것인데, 이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하면 마음이라고 함이 일반적 상식이 아닐까. 그래서 항시 마음과 육신을 상대적으로 보고 움직이는 실체는 육신이지만 움직이게 조종하는 것은 마음이라 하게 된다. 육신의 움직임이 결국은 삶의 작용이니 삶을 잘 조절하려면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하게 된다.

배움이나 가르침은 결국 사람살이의 바른 길을 찾는 것이기에 육신의 움직임인 삶의 방향을 찾으려면 마음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동서고금의 가르침의 덕목이 궁극적으로는 마음 다스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동양교육의 중추적 역할을 한 유교에서도 마음은 선천적으로 착한 것인가 악한 것인가 하는 두 길을 놓고 가르침의 향방이 서로 대치되기도 하였으니, 마음은 착하다는 쪽의 맹자는 착한 마음을 유지하도록 외부적 악의 요소를 막아야 한다 하였고, 마음은 선천적으로 이기적 악의 소지가 있다는 순자는 이를 교정하여 선 쪽으로 가자는 보다 적극적인 교육방법을 펴 왔다.

중국이나 우리에게 뒤늦게 알려진 불교도 믿음이라는 종교성보다는 정신적 방향의 가르침으로 마음의 문제를 보다 더 적극적으로 일깨워 주고 있음이 사실이다. 그럴 때 대두되는 것이 마음은 착한 것인가 악한 것인가 하는 원천적 의문에 봉착하게 되는데 그 이유가 바로 사람살이의 움직임이 이기심에서 유발하는 욕심이 상대에게 맞부디치는 현상에서 마음이 선천적으로 선한 것이 못 된다는 생각을 유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마음이 착하다는 선악의 대립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 자체는 지혜로운 것이라 하여 반야심으로 보고, 성인과 범부의 차이를 이 반야심의 지혜를 밝히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라 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마음을 돌리라는 회심(廻心)을 강조하게 되는 것이니, 이 마음 돌리기의 회심은 바로 반야심의 지혜로운 마음으로 되돌리라는 말이 된다. 그럴 때 구체적 방법을 말하게 되면 세속적 욕망에서 이는 사악한 마음을 바른 마음인 선으로 돌리라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가에서 말한 마음의 선악 대립에서 선으로 지향하라는 가르침과 다르지 않다.

오늘의 세계는 삶의 어려움이 몰려오는 일종의 경제공황 상태처럼 느껴진다. 나라마다 나름의 처방을 내리고 있지만 뚜렷한 처방이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우리는 마음가짐의 방향을 바로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처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마음을 지혜로운 것으로 보는 불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삼아, 이 마음의 지혜로 되돌아가야 하는 것만이 길이 아닐까 싶다. 소시민들은 나라 살림을 맡은 분들의 길잡이를 기대하고 살아가는 것이니, 이러한 어려운 시기일수록 이분들의 길잡이가 더더욱 기대된다.

그래서 법화경의 ‘환상의 안식처 비유[化城喩]’가 그리워진다. 보물을 찾아가다 지친 무리들이 그 길을 포기하고 돌아가려 하자, 부처님은 신통력을 발휘하여 성 한 채를 만들어 무리들을 그리로 인도하여 쉬게 하여 충분히 쉰 다음에 그 성을 없애고 다시 길을 떠나 결국은 보물이 있는 곳으로 가게 하였다. 오늘 우리는 이 보물의 성으로 인도하는 길잡이가 절실히 요구되니 나라 살림하는 분들은 낙원의 등불을 보여 주고, 우리 서민들도 희망을 버리지 말고 법화경 화성유품의 한 줄 글이라도 다시 읽으면서, 마음 돌리기의 인내로 이 어려움을 극복해 봅시다.
 
이종찬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sosuk0508@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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