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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여성불자의 모습

기자명 혜원 스님
올해도 각 언론에서는 어김없이 대입 수험생들이 수능고사를 치르는 모습을 보도하면서 아울러 수험생들에 대한 어머니의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는 사진을 함께 실었다. 금년에도 수험생을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의 사진이 실리겠지라고 어렴풋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영락없이 작년과 마찬가지로 지극히 똑같은 사진을 게재한 것이었다.

그런데 왜 대부분 여성불자일까? 타종교에도 열성적인 신앙의 형태를 자주 보이는데도 말이다. 지극한 모성애는 어떠한 형극이라도 감수하겠다는 의지가 보이고 이는 종교적 신념으로까지 번지게 마련이다. 어떠한 종교를 갖든 자신의 보편적 의지는 어떤 신념에 찬 목적의식이 일어나면 냉철하면서도 열정적인 욕망의 힘을 입어 무분별한 특수한 의지로 변하게 마련이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교리를 이해하고 실천하려 해도 절제된 순수 이성의 자아가 없는 한, 자신의 욕망과 갈망에 엉키고 마는 것이다. 간절한 소망을 위래 기도드리는 불자의 모습은 평상심으로 보는 이들에게는 기복적 형태의 여성불자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고, 나아가 불교라는 종교는 이 길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인상을 깊게 각인하게 될지도 모른다.

며칠 전, 불교여성개발원에서 창립 2주년 기념행사로 '실천하는 불교 행동하는 여성'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있었다. 그중 관심을 갖는 부분이 여성불자의 정체성에 대한 것이었는데, 오늘날 여성불자의 불교에 대한 믿음과 실천에 대한 설문조사와 그 결과에 대한 내용이다.

다양한 설문내용이었는데 그중 흥미로운 것이, 제일 잘 아는 교리로서는 '인과응보'에 대해서이고, 불교수행으로는 '염불기도'가 가장 많았으며, 성불을 할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압도적이며, 대부분이 낙태에 대해 개의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한 문항결과의 제시는, 자칫 불교신자가 된다는 것이 교리믿음과 자기현실의 상황을 애매하게 하고, 불확실한 불교신자로 전락해 버리고 마는 것은 아닐까?

이런한 여성 불자들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점을 이해하고 이를 타개하고 개혁하기 위한 다각적인 모색과, 올바른 불교관의 정립과 이를 통한 생활불교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교단은 불교여성의 불교정신의 함양을 위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불교교육의 프로그램을 다각도에서 개발해야 하며, 여성불자를 대상으로 하는 포교사 교육, 또한 불교여성의 결속력을 위한 조직 편성에 외호적인 세심한 배려를 검토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불교여성의 개발을 위한 전문성을 띈 단체에서는 여성불자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연구와 불자들의 봉사활동 및 연대활동을 이룰 수 있는 불교적 모티브 제시 등도 병행 실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함께 실천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참된 불교여성을 위한 방향은 그 어떤 것보다 '교육'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담당하는 법사의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법사는 불교교리만이 아니라, 각 분야에 대한 전문인 이 되어 그들을 지도해야 한다. 법사 한 사람만으로 되지 않는다면 각 전문분야의 전문인을 초빙해 불교와 접목되고 응용된 생활불교를 전달, 이해시킬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 오던 포교방법, 즉 기복적 형태의 염불이나 독송의 단순반복의 신앙형태에서, 또한 인과응보의 단순 인연설로 전생과 내생을 분별하게 하는 것에 그친다면, 우리불자는 매년 수험생을 위한 기도하는 불자의 모습에서만 불교를 만나게 되고, 낙태에 대한 무의식의 사고를 갖는 불자를 생산하게 될 지도 모른다.

불교교리의 참된 이해는 일체중생을 사랑하는 지혜를 낳게 되고, 광정의 지혜는 이류의 문화와 문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참된 불교교육을 받은 참된 여성불자의 모습이 그립다.


혜원 스님<동국대 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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