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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홍 박사의 신교상판석]18.불국정토와 미래학

기자명 법보신문

지식 네트워크화가 곧 지혜
프로슈머란 대승보살 수행자

요즈음 세계경제가 예측이 어려운 불확실성의 상황에 놓여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고이래로 이러한 난국일수록, 사전에 어려움을 예측한 사람들의 선견지명이 돋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느 한 대안에 동의할 수 없이 총체적으로 진퇴양난에 빠져드는 듯이 보인다. 예를 들면 개발과 보존인가?

인간위주인가 생태위주인가? 저축인가 소비인가? 모든 문제가 다 이것인가 저것인가? 하는 극단적인 견해를 왕복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우리가 살아온 방식의 구조자체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기에, 혁신적인 사고의 전환이 없이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결론인 듯이 보인다. 즉 자기 생각 속에서 맴돌아봐야 자기생각을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 될 것이다.

이러한 삶의 구조적 변화를 예견한 미래학자는 많지만 그중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언급한, 현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지식혁명의 대 소용돌이일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지식혁명이 인류가 역사 속에서 경험한 바 없는 빠른 시간과 중첩된 공간 속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 공간과 지식의 세 가지 질적인 변화 속에 던져진 인류는 스스로 그 변화에 능동적으로 동참해야만이 현재의 난관을 넘어 존속할 수 있다고 본다. 실로 우리는 이러한 세 가지 구조적 변화를 피부로 느끼며 살고 있다. 요즈음의 지식은 몇 년이 안가서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며, 우리의 활동영역은 인터넷의 활성화로 이미 공간의 장애를 거의 안 받고 있다. 각 전문분야에 대한 기술과 정보도 일반인이 관심만 기울이면 얼마든지 습득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하여 모든 분야에서 정보(지식)의 공유가 이루어지며 계층 간의 벽이 허물어져가고 있다. 즉 나와 너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공동운명체가 되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정보화 사회는 프로슈머(Prosumer)의 시대라고 부른다. 이는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산업사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장벽이 해체되고 소비자의 역할이 커지게 된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프로슈머에 의한 프로슈밍(Prosuming)이 새 시대 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미래의 경제는 단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화폐경제만을 의미함은 아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자발적 경제참여가 중요하고, 이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혁명적인 변화가 발생하여 새로운 경제시스템이 창출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불국정토에 대한 불교적 정의는 종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허나 불국정토가 죽은 뒤에 가는 천국이 아니라, 이 땅에 살아가며 다 같이 실현해가는 것이라면, 불교인 또한 인류가 처해있는 삶의 구조적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이미 웬만한 사찰은 인터넷사이트 및 템플스테이가 개설되어있고, 해외불교와의 교류도 활발하다. 또한 대부분의 국내외 불교경전 및 불교활동 또한 언제든지 인터넷을 통하여 찾아볼 수 있으니, 이것이 불교에서 경험하는 시간과 공간 및 지식혁명의 첫걸음이라 할 것이다. 요즈음엔 프로슈머란 의미가 확대되어 자원봉사자나 동호인처럼 아무런 금전적 이익을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을 포함한다. 해외자원봉사자, 초파일에 자원봉사 하는 분들과 불교재가수행자도 이에 속할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즐거워 자발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모인 힘이 불가능을 가능케 함을 본다.

간혹 우리는 지식과 지혜를 구별하여, 지식을 분별지라 하여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것은 개인적 지식의 한계를 지적함이고, 인류의 네트워크화된 지식의 교류는 다를 수 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듯이, 네트워크화된 지식은 질적인 변화를 일으켜 모든 이가 공감할 수 있는 지혜가 도출되는 것을 종종 본다. 미래의 불국정토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처럼 특정지역에 모여 사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화된 프로슈머(자발적 불교참여자)에 의한 혁신적 사고전환이 불국정토를 이루기 위한 지식혁명이자 불교인의 미래학이라 할 것이다. 

연제홍 영국 뉴캐슬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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