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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령의 여운깊은 책읽기]달인이 되기 위한 네 가지 조건

기자명 법보신문

『달인』조지 레오나르드 지음 / 여름언덕

세상 사람들은 크게 네 부류로 나뉩니다.
채찍질의 기미만 보여도 기수의 뜻을 감지하여 달리는 탁월한 말과 같은 사람. 채찍이 닿기 직전에 잘 달리는 좋은 말과 같은 사람. 채찍이 닿아야 달리기 시작하는 빈약한 말과 같은 사람. 채찍의 고통이 뼈에 사무친 다음에야 달리기 시작하는 나쁜 말과 같은 사람.

자기가 첫 번째 말에 해당한다고 자신할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 번째와 네 번째 말에 해당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나 자신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코가 석자나 빠져도 그게 위기인 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위인입니다. 그런데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분야에서 최고, 달인이 되고 싶은 생각을 마음 한켠에 가지고 있으니 이걸 기특하다고 해야 할 지 주제넘다고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안심하였습니다. 책에서는 첫 번째 말과 같은 사람만이 달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오히려 자기 재능에 속아 넘어가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때로는 미련함이 미덕’이라고까지 말합니다. ‘때로는’이라는 단어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련한 사람이 달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우직하게 그 길을 걸어가면서 그 중간에 치고 들어오는 온갖 변덕과 침체와 우쭐댐을 견뎌낼 미련함이라는 것입니다.

달인이 되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라고 합니다.
첫째, 스승을 만나라. 한 스승에게서 다른 스승으로 옮겨 다니지 말라.
둘째, 연습하고 또 연습하라. 달인이 되기 위해 연습하고, 달인이 되었거든 다시 연습을 시작하라. 달인은 연습하는 사람이다.

셋째, 스승과 기본에 기꺼이 복종하라. 이제 됐다 싶거든 기본으로 되돌아가라.
넷째,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일을 마음속에 구체적으로 그려라. 그저 막연히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떤 동작으로 할 것인지를 마음속으로 그리고 그대로 움직여라.
이중에서 나는 세 번째에 주목합니다. 기본에 복종하는 것이 달인이 되는 필수조건이요, 달인이 되고난 후의 마음자세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유도의 창시자 가노 지고로(嘉納治五郞, 1860-1939)는 죽음이 가까워지자 제자들을 불러 모아 자기가 죽으면 흰 띠를 둘러 묻어달라는 유언을 했다고 합니다. ‘과연, 달인이 되어도 겸손하구나, 하심하는 자세 좀 봐!’라고 감탄할 일은 아닙니다. 그는 자신을 기본에 세워놓을 뿐인 것입니다. 하심은 처음 그 일을 시작했을 때의 마당을 잊지 않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로 자신을 처음 자리에 세우는 일입니다. 언제나!
달인이 되고 싶은 내게 저자는 묻습니다.
“당신은 기꺼이 흰 띠를 맬 수 있겠는가?”
 
이미령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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