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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운스님 해임은 상식 벗어난 처사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8.12.24 18:45
  • 댓글 0

특별기고-장순용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총장이 범부보다 못한 짓을 해서야
해임 철회후 법도 맞게 재추진하길

장순용  동국역경원 역경위원이 최근 동국대의 역경원장 월운 스님 해임과 관련해 ‘해임 유감(解任 遺憾)’이란 기고문을 보내왔다. 장순용 역경위원은 고려대 사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철학과를 수료한 뒤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과 태동고전연구소 지곡서당을 수료했다. 제17회 행원문화상 역경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대장경과 한국불교전서의 한글 번역에 힘쓰고 있다. 편집자

 

월운 스님이 역경원장 자리에서 ‘해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먼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역경에 원(願)을 세우고 평생을 헌신한 분이라서 노령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스스로’ 물러날 수는 있을지언정 ‘해임’될 수는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경원장인 스님과 아무런 사전 협의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해임 결정을 내렸다’는 보도를 접하고 보니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 40년 동안 이루어진 역경 사업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추진된 까닭에 앞으로도 꾸준히 수정되고 보수되어야 하지만, 그러나 이 역경 사업의 토대를 세우고 일관되게 추진해온 운허, 월운 두 스님의 공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후세에 한글대장경을 운위할 때 많은 사람들이 두 분의 업적을 칭송해 기릴 것이며, 사가(史家)들도 한글대장경의 토대를 세운 두 분의 공로를 역사에 기록해 남길 것이다.

특히 월운 스님은 노령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도 역경 작업을 하시는 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역경에 대한 일을 놓지 않을 대단한 열정을 갖춘 분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역경 사업에 평생을 헌신한 월운 스님에게 아무런 협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임을 한 것은 너무나 상식을 벗어난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일반 세속에서도 공적(公的)으로 일을 처리할 때는 일의 절차와 예법을 중시하는 법인데, 소위 사회의 지도층인 불가의 높은 분과 대학의 총장께서 세간의 범부보다도 못한 짓을 자행한 것은 너무나 유감이다. 게다가 “사정 얘기하면 다 이해할 텐데, 내가 무슨 욕심을 낼 거라고…”하는 월운 스님의 말씀을 들으니 더욱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지금이라도 해임 결정을 내린 총장과 관계자는 자신들의 결정을 철회하고 ‘권력의 횡포’를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세간의 법이 아니라 불법의 ‘법도’에 맞게 다시 일을 추진해야 한다. 소위 사회의 지도층인 이들에게는 사안을 조화롭고 아름답게 처리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것이 사부대중의 화합을 중시하는 불법의 가르침에도 부합하는 것이며, 후세에 오점을 남기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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