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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적 역경원장 인사 철회하라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8.12.31 14:15
  • 댓글 0

월운 스님 전강제자 15인 성명서 발표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비통함 넘어 경악
동국대이사회는 영담 스님 독단 막아야

동국대가 지난 12월초 동국역경원장 월운 스님을 일방적으로 해임한 가운데 월운 스님 전강제자들이 동국대의 이번 인사행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은해사 승가대학장 지안 스님과 불국사 전 강주 진원 스님을 비롯한 15명의 월운 스님 전강제자들은 12월 30일 ‘동국대학교 동국역경원장 임명에 대한 입장’이란 성명서를 발표하고 “동국대 이사회의 파행적 역경원장 임명에 동의할 수 없으며, 동국대 이사회, 조계종 총무원, 종립학교관리위원회가 적극 나선 이번 인사행정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운 스님 전강 제자 일동은 “2008년 12월 8일 동국대는 역경의 산증인이신 노사(老師)님을 철저히 무시한 채 신임 역경원장을 미리 내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언반구도 없이 축하와 격려가 있어야 할 역경원장 임명을 비밀리에 행하고 말았다”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비통함을 넘어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 스님은 “14년간 외롭게 역경원을 지켜오신 전(前) 역경원장 스님께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인사행정을 한 것은 세간에서도 행하지 않는 몰상식한 행동으로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 지성을 가진 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전강제자 스님들은 이어 “역경이란 끝이 없는 고난의 작업으로 세간의 명리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다투는 장이 아니다”라며 “동국대의 동국역경원장 해임배경에 상관없이 역경사업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 스님은 그동안 운허, 영암, 자운 스님 등 불교계 원로가 역경원장을 맡았던 관례를 이번에 동국대가 깬 것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들 스님은 “역경원장이 결코 스님들의 전유물은 아닐 수도 있으나 경을 번역하는 역경원장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간과하고 재가자를 임명한 것은 곧 삼보권에 재가자를 추가하는 오류를 범하는 일”이라며 “근자에 동국대 이사장 직무대행 영담 스님의 승가의 상식을 벗어난 동국역경원장 임명은 대한불교조계종 교육, 역경, 포교 3대 사업을 부정하는 행위로 교학과 역경에 뜻있는 사부대중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스님들은 또 “이는 선사스님들이 경을 대하고 번역하셨던 희생과 외경심에 대한 훼손으로 더 이상 동국대 이사회의 파행적 역경원장 임명에 동의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

전강 제자 스님들은 특히 이번 인사행정과 관련해 동국대 이사회는 물론 조계종 총무원과 종립학교관리위원회가 직접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승가란 논의와 화합의 대중공의를 가장 소중한 가치로 생각하는 집단’이라는 전강제자 일동은 “동국대는 이사회를 즉각 소집하여 이사장 직무대행 영담스님의 독단적 인사행정을 바로 잡아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조계종 총무원과 중앙종회에서 선출한 동국대 관리위원 스님들은 현 사태에 대해 깊은 인식과 더불어 역경원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청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성명에 동참한 한 전강제자는 “큰스님의 역경원장 해임 소식은 우리 전강제자들뿐 아니라 수많은 불자들에게 큰 상처를 준 것”이라며 “성명서 발표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과 동국대 이사장 스님, 오영교 총장 등을 방문해 이러한 파행적 인사가 철회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월운 스님 전강제자 일동 성명서 전문

동국대학교 동국역경원장 임명에 대한 입장

한국불교 1600년 역사는 경학(經學)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이 곧 경이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 불교가 전래되어 뿌리내리고 번성하게 된 데는 죽음의 사막을 넘고 산과 강을 건넌 구법승들의 위법망구(爲法忘軀)한 정신이 있었음을 잊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보배와 같은 부처님의 말씀을 그 시대의 언어와 문자로 번역해낸 역경승(譯經僧)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임도 모두가 인정해야할 것입니다.
 
1954년 동국역경원이 설립된 이래 초대 역경원장에 故 운허스님, 2대 영암스님, 3대 자운스님을 거치면서 봉은사를 거점으로 역경작업을 시작해왔습니다. 그 후 월운스님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역경원을 꿋꿋이 이끌어 오시며 2001년 한글대장경 완역불사라는 대업을 이룩하였습니다. 당시 교계는 물론 국가적 환영 속에 장충체육관에서 감격의 회향법회를 가졌던 일을 모두다 생생히 기억하실 것입니다.

2008년 12월 8일 동국대학교는 역경의 산증인이신 노사(老師)님을 철저히 무시한 채 신임 역경원장을 미리 내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언반구도 없이 축하와 격려가 있어야 할 역경원장 임명을 비밀리에 행하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비통함을 넘어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14년간 외롭게 역경원을 지켜오신 前 역경원장 스님께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인사행정을 한 것은 세간에서도 행하지 않는 몰상식한 행동으로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 지성을 가진 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역경이란 끝이 없는 고난의 작업입니다.
세간의 명리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다투는 장이 아닙니다.
12월 8일 동국대학교의 동국역경원장 해임배경에 상관없이 역경사업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역경원장이 결코 스님들의 전유물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을 번역하는 역경원장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간과하고 재가자를 임명한 것은 곧 삼보권에 재가자를 추가하는 오류를 범하는 일입니다.
근자에 동국대 이사장 직무대행 영담스님의 승가의 상식을 벗어난 동국역경원장 박인성 교수 임명은 대한불교조계종 교육, 역경, 포교 3대 사업을 부정하는 행위로 교학과 역경에 뜻있는 사부대중은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이는 선사스님들이 경을 대하고 번역하셨던 희생과 외경심에 대한 훼손으로 더 이상 동국대 이사회의 파행적 역경원장 임명에 동의할 수 없음을 천명합니다.

승가란 논의와 화합의 대중공의를 가장 소중한 가치로 생각하는 집단입니다.
동국대학교는 이사회를 즉각 소집하여 이사장 직무대행 영담스님의 독단적 인사행정을 바로 잡아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과 중앙종회에서 선출한 동국대학교 관리위원 스님들은 현 사태에 대해 깊은 인식과 더불어 역경원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청원합니다.

2008년 12월 30일


월운노사(月雲老師) 전강제자 일동

은해사 승가대학원 학장    요산 지안
前 불국사 강주           향암 진원
영축사 주지              학봉 준수
선운사 승가대학 강주      정봉 법장
화명선원 원장            반산 서봉
봉선사 능엄학림 연구원    현암 원민
前 직지사 강사           화광 장산
송광사 율원 강사         무문 도암
통도사 율원 원장         우설 덕문
통도사 승가대학 강사      우현 광우
백양사 승가대학 강사      중봉 다원
화엄사 승가대학 강사      정산 혜수
봉선사 능엄학림 연구원    맥문 혜성
봉선사 능엄학림 강사      취봉 정원
봉선사 능엄학림 강사      현문 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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