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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령의 여운 깊은 책읽기]나는 이스라엘에 돌을 던진다

기자명 법보신문

『팔레스타인』조 사코. 글 / 논그림밭

한번 상상해봅시다.
어느 날 우리나라에 엉뚱한 사람들이 “여기 본래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땅이거든”이라면서 무단으로 들어앉았습니다. 밀쳐내려 했지만 강대국들이 떡하니 그들의 뒤를 봐주고 있기에 억울하기는 해도 폭탄 맞고 싶지 않아서 그냥 견디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야금야금 땅따먹기 놀이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설마…”하며 그저 쳐다보기만 했는데, 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주요한 지점을 다 차지하고 말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을 오히려 난민 취급하면서 모든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권리를 박탈하였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온갖 가공할 무기를 동원해서 살육을 일삼고 있습니다. 상상도 이 정도면 수준 이하요, 얼토당토않은 내용이라며 비난받기 딱 좋습니다.

이런 내용으로 드라마를 쓴다면 요즘 세간에 떠돌고 있는 ‘막장 드라마’의 반열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말도 되지 않는 일이 지금 이 지구상에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매스컴을 통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접하기는 하였지만 명석한 두뇌, 경건한 종교심, 타의 모범이 되는 자식 교육법, 고난을 슬기롭게 극복해낸 의지, 거친 황야를 비옥한 농토로 가꾸는 근면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온 이스라엘이기에 ‘설마 그런 훌륭한 이스라엘이…’ 하면서 징징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곱지 않게 바라보았습니다.

게다가 무슬림들은 자살폭탄이니 테러 같은 무시무시한 짓을 저 선량한 서구사회에 끊임없이 퍼부어대니 이스라엘이 일벌백계의 차원에서 팔레스타인 나라 하나 정도는 박살을 내도 까짓... 이라는 생각을 품은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조 사코의 『팔레스타인』은 만화책입니다. 제법 두툼한 이 만화책은 수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증언을 고스란히 들려주고 있습니다. 만화이기에 작가가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림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무엇 때문에 자신들의 폐허가 되어버린 집을 무작정 탱크로 밀어붙이는지 그 이유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러면 안 된다는 사실을 왜 이스라엘은 모르고 있는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오히려 그 점을 어리둥절해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빼앗겨서 이젠 퍼붓는 폭탄을 고스란히 맞을 일 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입니다. 그나마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이와 돌멩이 밖에 없어서 소년소녀들이 이스라엘 군에게 온몸으로 항거하고 있습니다.

만화책에 달린 자세한 설명을 읽자니 섬뜩한 문장이 눈에 띕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지금 이스라엘이 벌이는 짓은 오래 전 나치가 유대민족에게 저지른 짓 그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훗날 역사는 이스라엘을 어떻게 기록할까요? 아니, 역사의 평가를 기다릴 것도 없이 지금 이스라엘은 세상 사람들에게 돌을 맞아야 합니다. 죄 없는 자, 돌을 던지라구요? 아닙니다. 죄가 있는 사람이라도 돌을 들어 이스라엘을 쳐야할 것입니다.

이미령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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