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관학교 호국 약천사 법회에 참가한 간호사관학교 생도들. ‘국방개혁2020’에 따라 간부와 전문 인력이 대폭 확충되면서 여군과 군무원 같은 포교 소외계층도 2~3배씩 확충될 예정이다. ‘장교’와 ‘병사’만을 포교대상으로 삼는 군불교계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
현재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인 ‘국방개혁2020’이 완료되면 현재의 군부대 체계는 거의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뀌게 된다. 물론 병력 부문에 있어서도 커다란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2005년 최초로 확정·발표됐던 ‘국방개혁2020’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군 병력은 68만 명에서 50만 명으로 감축된다. 그 중에는 현재 간부 17만여 명을 20만 명으로 늘리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즉 징병제도를 따르는 병사를 줄이되 각종 작전과 훈련 상황이 체화(體化)돼 있는 간부들을 늘려 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불교계가 눈여겨봐야 할 것 중에 하나는 여군과 군무원 등의 변화다. ‘국방개혁2020’은 앞으로 국방 운영에 있어 민간 인력을 적극 활용해 문민 중심의 국방정책 결정 및 집행을 보장해 국가정책과 군사정책을 효과적으로 연결시키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방부 군무원을 52%에서 71%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 군무원을 현재 현역대비 3.9%에서 6%로 확대해 선진국형 군무원 제도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여군도 마찬가지다. ‘국방개혁2020’에 따르면 여군 장교는 2.7%에서 7%로, 부사관은 1.7%에서 5%로 늘어나게 된다. 여군 장교와 부사관 병력이 모두 3배 가까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여군과 군무원에 대한 포교 정책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사령부급 부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법사는 “현재 군 내에는 여군의 숫자 자체가 그리 많지 않고 군무원도 공병, 정비 등 전문부대에만 배치되어 있다”며 “이들만을 위한 포교 정책이나 전략은 현재로써는 전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부대 전체를 아울러야 하는 군법사 입장에서 일부 계층만을 염두에 둔 포교정책을 따로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군법사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 군법당에서는 불자 여군이나 군무원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법회에 나온다 해도 1~2명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여군과 군무원은 군포교에 있어 소외된 계층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군포교 대상을 ‘장교’와 ‘병사’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수정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는 군포교 소외계층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현행 ‘국방개혁2020’이 별도의 수정 없이 그대로 이행된다면 중앙전산소, 정비창, 보급창, 복지단 등 36개 비전투분야 부대의 부대장에는 민간인이 채용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런 일련의 예측들이 성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작성한 ‘국방개혁2020’이 현 정부 들어 전면 재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 구조 개편과 관련된 포교 전략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던 22사단 김창모 법사는 “군 구조가 당장 환골탈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국방부가 ‘선진강군’을 지향하는 한 장기적으로는 결국 ‘국방개혁2020’의 틀로 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래를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군포교 현황과 포교 대상의 선정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