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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희 보살의 수행일기] 1.바른 공부법

기자명 법보신문

공부의 진전은 마음상태 확인 통해 가능
밀어붙이기 보단 적합한 공부법 찾아야

많은 사람들은 한번쯤 불교성지를 찾아 떠난다. 우리가 순례하는 이 여행길은 인간으로 왔다가 모든 장애를 뛰어넘고 영원한 평화와 자유, 그리고 행복에 이른 해방자, 부처의 길이다. 무엇보다 여행을 하는 가장 큰 희망은 인간이 부처가 된 모델이기에 우리가 그 발자국만 성실히 따라간다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여년 수행의 과정에서 공부하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국적을 초월한 스승님들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수행자들을 만나 공부를 논하고 배울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는 저에게는 살아오면서 가장 큰 복이기도 했다. 외국의 수행자들은 대부분 스승의 점검 하에 공부하고 그 점검 시스템이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때문에 수행을 하기 전과 이후에 그 긍정적 발전의 표시가 그냥 현격하게 보일 정도다.
물론 수행자들도 이러한 스승과 점검과정을 털끝만치의 의심도 없는 믿음으로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에게 의지하듯 가르침을 실천한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좀 다른 것 같다. 국내에서 공부인들을 만나보면 바르게 공부하여 불교와 인연되기 전보다 성격이 좋아지고 몸이 건강해지면서 모든 형편도 따라서 긍정적 변화가 눈에 띌 만큼 있는 분들이 있는 반면, 그 반대의 분들이 다수였다. 긍정적 변화가 두드러진 분들은 용기와 지혜가 있는 분들이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들은 바를 사유하고 실천하여 자신에게 유익하면 그에 따라 열심히 정진하고, 실천해보아서 자신의 근기에 적합하지 않으면 맞는 공부의 방법을 찾아 해 온 분들이었다.

그러나 반대로 부정적 결과의 분들은 듣기만 했지 자신의 근기에 맞는지 맞지 않는지 사유해보지도 않고 그냥 밀어붙이기 식으로 하고 있었다. 화두를 몇 년씩 참구하고, 오랜 기간 주력수행을 하신 분, 매일 절과 사경, 위빠사나수행을 몇 년째 하고 있는 분 등 기대하고 설레어 만나보지만 예상외의 결과는 참으로 안타까웠다. 건강하지 못한 혈색에 눈빛은 상기되어 맑지 못하고, 몸의 근육이 틀어져 굳어가고, 심한 분은 정신분열 증상도 있었다.
더 서글픈 사실은 그토록 공부한다 하여도 그 전과 비교해 건강, 성격, 삶이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이다. 긴 시간과 많은 돈을 소비하면서 자신의 공부방법에만 고정시킨 고집이 낳은 결과가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뭘 몇 년 했다는 상을 버릴 수 없어서 변화를 싫어하고, 자신의 공부살림살이가 들통날까봐 불안함에서 공부하는 척, 되는 척 하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수행의 대상물을 양심을 가리는 방호물로 여기고 있었다.
자신의 살림살이를 드러내지 못하는 용기 없는 사람이 다른 공부나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남은 속여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 스스로 자신을 얼마나 기만하고, 어떻게 배신하고 있는지 찬찬히 들여다보자.

하나하나 드러나는 순간 우리는 긍정적으로 변화된다.
공부를 했다는 증거는 지금 현재의 몸 상태와 안팎으로 부딪히는 경계에서 마음상태가 말해준다. 건강한 몸과, 욕심·화·어리석음·아만·의심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롭고, 자비심은 얼마나 증장했는지 그 전과 비교해 변화를 보면 자신의 공부살림살이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다. 몇 년씩 공부를 하고도 자신이 공부하기 전과 비교해 긍정적으로 변화하지 못했다면 고정된 습에서 얼른 벗어나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빠르고, 잘못됐다고 알아차릴 때 바로 잡아지면서 순간 긍정적으로 변화된다. 변화에는 용기와 지혜가 함께 작용한다. 이제껏 공부한 힘을 다시 보태보라. 그러면 지금까지 해 온 공부들이 헛되지 않고 다시 힘을 받아 우리의 건강과 삶도 따라서 솟아오를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낼 때 우리는 불보살님의 숨결과도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강선희 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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